국내 PC메모리 도소매가격이 강세다. 최신 사양인 '2기가 DDR3 D램' 삼성전자 제품은 올 들어 10% 이상 올랐다. 올초까지 가장 많이 사용됐던 DDR2는 DDR3에 밀려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다 이번 주 25% 이상 급반등했다.

31일 서울 용산 전자상가 및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등에 따르면 작년 말 5만7000원 선이던 2기가 DDR3 삼성전자 제품이 이날 현재 6만3000~6만5000원 선에 거래됐다. 올 들어 PC 수요 증가와 신학기 수요가 겹치면서 1월 6만원,2월 6만1000원 등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DDR3의 값이 오른 것은 인텔에서 새로 내놓는 PC 중앙처리장치(CPU) 등이 DDR3만을 지원하고 있는 점과 최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의 정전사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용산 전자상가 내 최대 IT 부품 판매업체 중 하나인 컴퓨존의 윤창진 팀장은 "인텔이 최근 출시하고 있는 CPU 인텔코어 i3,i5,i7 시리즈 대부분은 DDR3만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상가 내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DDR3 시장을 조기에 활성화시키기 위해 DDR2의 가격을 올렸고,이 과정에서 DDR3 수요가 늘어나면서 작년 11,12월에 급락한 DDR3 시세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작년까지만 해도 D램 메모리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DDR2 제품은 올 1월부터 DDR3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판매비율(다나와 기준)이 39.9% 선으로 떨어졌다. DDR3는 작년 말 47% 선이던 판매비율이 이달 60%를 넘어섰으며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새 PC 주력 사양에서 밀려 내리막을 걷던 DDR2 소매시세는 이번 주 급등했다. 작년 12월 말 4만6000원 선에 거래됐던 2기가 DDR2 삼성전자 제품의 경우 지난주 4만3000원으로 떨어졌으나 이날 용산전자상가에서 5만4500~6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안성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DR2 가격 급등은 여전히 DDR2를 주로 생산해 온 대만 업체들의 생산차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중순 춘절 이후 DDR2 가격 하락을 예상한 대만 업체들이 사전 재고 정리에 나선 데다 DDR3 생산에 초점을 맞춰 공정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실제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1일 아시아 반도체 현물시장에서 DDR2 1기가(128M?C8)800의 평균가격은 3.13달러로 한 달간 30% 이상 뛰었다. DDR3 1기가(128M?C8)1333 가격(3.05달러)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김철수/심성미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