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 속도가 둔화되고 있기는 하지만 1분기 주요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익 추정치가 있는 403개 상장사(코스닥 포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22조7542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4분기에는 연말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16조159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5% 감소했지만 1분기 만에 다시 증가 추세를 회복한 것이다. 정보기술(IT) 등 수출업종의 글로벌 수요 증가와 내수 회복이 맞물리면서 금융업을 제외한 상장사들의 1분기 매출이 사상 최고치인 217조29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대해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반등했던 원 · 달러 환율이 다시 1130원대로 하향 안정되고 있는 데다 IT 부품과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제품가격이 예상외의 강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주 중심의 이익 개선세가 당초 기대보다 더 오래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증시에서는 1분기 이익증가폭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들이 실적 발표에 앞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 수준일 것이란 분석에 이날 11만5000원으로 4.07% 뜀박질하며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주력제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이 워낙 호황을 보이고 있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1분기 영업이익을 14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한전KPS 등도 1분기에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란 기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371억원에 그쳤지만 이번 분기엔 4배 가까이 늘어 12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전KPS 역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에 이어 2분기 이후에도 꾸준한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한 달간 5.2% 뛰었다.

이 밖에 LG텔레콤과 LG하우시스, 글로비스, 코스닥 종목인 셀트리온과 정상제이엘에스 등이 1분기 역대 최고 이익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혔다. 롯데삼강과 롯데칠성, LG이노텍 등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성신양회를 비롯한 시멘트주들도 1분기를 기점으로 올해 이익 증가폭이 클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 중에서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올라 추가 상승 여력이 크거나 지속 가능한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에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이미 정상궤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이익 증가폭은 마진 개선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