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공모가격 범위(밴드)가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산정돼 오는 5월 초 공모 청약일에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노리는 시중자금의 대이동이 예상된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규모만 1조원 안팎에 달해 경쟁률이 20 대 1만 기록해도 10조원 이상이 유입될 수 있다.

31일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5월 3,4일 이틀간 총 4443만7420주를 공모한다. 공모희망가는 9만원에서 11만5000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밴드는 당초 10만~12만원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 5000원 낮게 잡은 것이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가 예상보다 저렴하게 책정된 것으로 평가돼 상장이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보험담당 연구원은 "기관투자가들도 12만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에게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공모가를 소폭 낮춰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생명의 총 공모 규모는 최소 3조9993억원에서 최대 5조1095억원에 이른다. 대한생명 공모 규모(1조7220억원)의 세 배 수준이다. 지난 3월 9~10일 대한생명 공모 청약에 청약증거금 4조2198억원이 몰린 점을 감안하면 삼성생명 공모 청약에는 10조원대 자금이 몰릴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삼성생명 공모주의 국내 배정 비율은 60%로 우리사주,일반투자자,국내 기관 각각 20%씩이다. 해외 기관이 40%를 차지해 해외시장의 반응이 공모가 결정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5월12일 증시 입성을 전후로 시장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분석 이사는 "삼성생명은 초대형 공모 규모로 시중자금이 빨려들어가는 데 따른 수급 부담이 생길 수 있지만 상장 이후에는 긍정적인 수급 변화가 예상된다"며 "주변 자금이 공모시장에만 몰리고 증시는 외국인에 의존하고 있지만 삼성생명 상장이 국내 투자자를 주식시장으로 끌어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진형/김유미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