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31일 1700선 안착을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날 1700선 위에서 장을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오후 들어 1690선 초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대형주 중심 투자전략 외에 틈새시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1일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알짜 중소형주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중소형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기회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달 들어 지난 30일까지 코스닥 지수 수익률은 1.98%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5.26%와 비교해 부진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IT(정보기술)·자동차 등 주요 산업 업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부품·장비 업체들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추정하고,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했다. 올해 국내 600대 기업의 설비투자 예정액이 103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나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알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특히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주요 IT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세계 경기 둔화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낸 장비·부품업체들이 한 차례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소형주가 부각되는 시점은 코스피 지수가 횡보 혹은 숨고르기 장세를 보일 때가 많은 경향이 있다"며 "1분기 실적 발표 기대로 대형주들이 먼저 상승한 이후 중소형주가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과 이후 전망상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종목은 현 시점에서도 분할매수를 고려해 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코스닥 시장의 투자 메리트가 남아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세계적으로 신흥시장 국채 위험을 반영하는 EMBI+ 스프레드는 최근 한달 새 50bp가까이 하락,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자산 선호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신뢰성 문제만 해결된다면 현재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부진은 저평가 가치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익 안정성이 높은 코스닥 기업들을 선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