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대한 국내 사용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일명 '떡밥' 사진이나 스펙 등이 온라인상에 떠도는 경우가 많다.

조작된 사진이나 예측 스펙인 것으로 드러나 신빙성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상당히 설득력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한다.

실제로 제품 개발자나 모바일 콘텐츠업에 종사하는 블로거들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신제품 정보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LG ‘LU2300’ 사진 유포 제품 평가까지

최근 스마트폰 관련 까페에서는 LG전자가 2분기 중 출시할 예정인 새로운 안드로이드폰 LU2300에 대한 사진이 나돌고 있다.

이 제품은 안드로이드폰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LG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모델로 그간 출시일은 물론 스펙, 디자인, 팻네임 등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왔다.

그러나 이달 초 모바일 전문 정보 커뮤니티에 최초로 사진과 스펙이 올라온 뒤 까페와 블로그 등에 급속히 번지면서 벌써부터 제품에 대한 평가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오즈로이드 LU2300’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 따르면 LU2300은 안드로이드 2.1 버전에 스냅드래곤 탑재, 3.5인치 화면에 4줄 쿼티 키보드를 장착한 것으로 나와 있다.

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온라인에 LU2300이라는 사진이 올라온 것은 알고 있다”면서 “해당 사진과 스펙이 사실인지 아닌지, 또 어떤 경로를 통해 나오게 됐는지는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애플이 내놓을 아이폰 4G의 예상 사진과 스펙 또한 한차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애플이 아이폰 4G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의 한 사이트에 사진과 글이 올라왔고, 다시 국내 네티즌들에게 전해지며 이를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어 외국의 한 아이폰 수리업체가 믿을만한 정보원에게서 입수한 것이라며 4G의 전면부품 사진을 블로그에 공개해 또 한번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아이폰 4G는 디자인 면에서는 3G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고 500만 화소 카메라에 LED 플래시를 장착했고, 배터리 성능을 개선했으며 영상통화를 위한 앞면 2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이밖에 CPU 성능과 3D 그래픽 역시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인터넷 상에서 나오고 있다.

아이폰3GS, 바다폰 유출 사진 실제와 같아

앞서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3GS도 네덜란드의 한 모바일 관련 사이트를 통해 사진과 스펙 등이 나왔다. 이후 애플에서 공개한 아이폰3GS의 실제 사진은 이와 거의 동일했다. 256 RAM, 600MHz, 300만 화소 카메라 등 주요 스펙은 비슷했고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탑재 여부 등은 다소 달랐다.

삼성전자가 독자 모바일 플랫폼 ‘바다’를 탑재해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웨이브’ 또한 지난 2월 MWC(모바일월드콩그래스)2010에서 첫 공개됐지만 이미 해외 블로그를 통해 사진과 스펙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스웨덴에서 운영되는 블로그인 ‘데일리모바일’ 사이트에 올라온 이 사진은 실물사진을 찍은 것으로 실제 삼성전자가 공개한 ‘웨이브’와 완전히 일치했다.

1GHz 프로세서, 3.3인치 아몰레드 스크린, 블루투스 3.0과 Wi-Fi 802.11n을 지원한다는 점, HD급(720p) 화질의 동영상 녹화 기능 등 스펙 정보도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출시 전 기업들이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각종 사진과 스펙 이 올라오는 것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위여부를 떠나 기업이 공개하지 않은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퍼지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공식적으로 제품 정보를 공개한 뒤에 인터넷에 많이 퍼진다면 홍보 차원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겠지만 그 이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즈니스 전략에 상당 부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스마트폰에 관심이 많은 일부 블로거들 혹은 해외사이트에서 추측성 사진과 스펙을 올리곤 하는데 결국 실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