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업계경쟁은 더 치열해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블랙록자산운용과 GS자산운용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블랙록운용은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20억원의 운용자금을 확보하고, GS운용은 우리투자증권을 대상으로 유상증자에 나서 20억원의 운용자금을 수혈할 예정이다. 메리츠자산운용도 3월 초 주주배정 방식으로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메리츠운용의 지분 100%를 보유한 메리츠화재가 5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세 회사 모두 펀드시장 후발주자로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이 일부 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자산운용사는 일정 수준 이상의 최소 자기자본을 유지해야 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인가가 취소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자산운용사 69개사 가운데 26%인 18개사가 자본잠식 상태다. 18개사 가운데 10개사가 2007~2008년에 설립된 신생 운용사다. 3월 결산과 맞물려 자산운용사들의 증자 결정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그룹 계열 운용사가 아닌 경우 자금을 지원해줄 곳이 마땅치 않아 유상증자가 쉽지 않은데다 펀드 환매로 자금이 계속 유출돼 단기간에 빠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 신생.소형 자산운용사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