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 30분~6시 기상.눈을 뜨자마자 뉴욕 월가와 주요 해외 주식시장의 전날 마감상황을 점검한다. 유가와 환율 등 각종 경제지표도 빼놓을 수 없는 항목.사무실 도착시간은 6시 30분에서 7시 30분 정도.출근하자마자 이메일로 쏟아져 들어오는 내 · 외부 애널리스트들의 리서치 자료를 일일이 확인한다. 아침 8시,오늘 투자전략을 의논하는 난상회의가 열린다. 9시 정각,컴퓨터에선 증시 개장을 알리는 신호음이 들려온다. 전쟁이 시작됐다.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주식시장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펀드매니저들의 아침 시간표다. 증시가 급변하는 날이면 모니터 앞에서 김밥이나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는 날도 허다하다. 고객이 맡긴 돈을 주식 · 채권 ·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매일 0.001%의 수익률 싸움을 벌이는 피말리는 일상.오후 3시,증시가 마감되면 그 때부턴 저평가된 투자대상을 찾아내기 위해 기업탐방에 나선다.

펀드매니저들의 일상과 고수익 투자법,투자철학,성공사례 등을 집대성한 《펀드매니저의 투자비밀》은 증권 · 자산운용업계는 물론 저금리 ·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 투자의 혜안을 던져준다. 내 펀드를 운용해 줄 펀드매니저로 누가 좋을 지,어떤 방법으로 돈을 굴려주는 자산운용사가 나의 투자 스타일에 맞을 지 등도 곰곰이 생각하게 해준다.

개별 펀드매니저들의 관심사와 전략은 다양하다. 브라질 · 러시아 · 인도 · 중국 등 고성장 엔진을 장착한 신흥국의 성장 이윤을 나눠갖자는 전략,새롭게 부각되는 산업과 유망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보텀업(bottom up,상향식)'방식과 거시 경제전망으로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톱다운(top down,하향식)'방식의 믹스 투자 노하우 등 펀드매니저들의 투자비법도 각양각색이다.

경제위기의 공포를 이기고 매수시점을 찾아내는 비법,될성부른 주식을 싸게 사서 이 악물고 견뎌내는 가치투자의 효용,판매 · 운용사의 수수료를 최소화하는 '나까마(중간상인의 속칭)' 비용 줄이기 등의 내막도 알 수 있다. 이공계 출신 매니저들이 주식시장에 합세하며 탄생한 '퀀트(계량분석)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대안펀드 등의 투자전략까지 얻을 수 있다. 나아가 내 인생의 노후를 설계해 줄 도구로서의 펀드를 보다 포괄적이고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들은 펀드매니저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3부로 나눠 책을 구성했다. 1부'펀드의 탄생,역사의 돛을 올리다'에서는 한국 펀드의 탄생과 바이코리아 열풍,세계 펀드의 역사를 서술했다.

2부 '미다스의 손,펀드매니저를 만나다'는 40여년 국내 펀드 역사 속에서 내로라하는'여의도 황금손'30명의 심층 인터뷰를 생생하게 전한다.

3부 '원포인트 레슨,펀드매니저에게 배우다'에서는 성공하는 펀드투자 10계명을 제시하고,펀드매니저들의 하루를 밀착 취재로 중계한다. 한국경제신문 '한경닷컴'온라인뉴스국 증권팀 기자 10명이 2009년 하반기부터 현장을 누비며 집필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