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야심작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내연엔진과 전기모터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이 차를 올 하반기 미국시장에 본격 출시한 뒤 내년 초 국내에도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2010 뉴욕 모터쇼'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과 쏘나타 터보 모델 2.0T를 선보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쏘나타를 사는 소비자들은 취향에 따라 일반 내연차량과 하이브리드 차량을 넘나들며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법인(HMA) 사장은 이날 뉴욕 제이콥 제이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가진 언론대상 신차발표회에서 갤런당 38마일을 달릴 수 있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배기량 2000cc인 4실린더 274마력 터보엔진을 장착한 쏘나타를 소개했다.

그는 "2월 자연흡기 방식의 신형 쏘나타를 출시한 데 이어 연말께 터보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잇따라 선보여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마일리지와 성능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의 파워트레인 모델을 선보여 쏘나타 미국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의 하나다.

'현대 블루 드라이브 시스템'을 적용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도요타와 GM이 사용하는 복합형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다른 병렬형인 것이 특징이다. 쏘나타에 채택한 리튬 폴리머 전지는 니켈 전지에 비해 40%가량 크기가 작고 무게도 30%가량 가볍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도요타 캠리와 포드 퓨전 등의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경량화를 추구해 연비 효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크라프칙 사장은 "경쟁 하이브리드 모델을 따라잡는 수준이 아니라 리튬 폴리머 전지와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 중형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에는 하이브리드 전용 가솔린 엔진인 '2.4ℓ 쎄타 Ⅱ하이브리드 엔진'과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인 6단 자동변속기,30㎾급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전기모터 등을 장착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운전시간의 57%를 고속도로 모드로 주행하는 미국인들의 특성을 반영,고속도로 주행시에도 전기 동력을 지원토록 해 연비를 동급 최고인 39mpg(갤런당 39마일)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시내 연비(37mpg)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날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가격대와 판매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날 함께 공개한 쏘나타 터보모델 2.0T는 직분사엔진 기술과 터보차저를 적용해 최고 출력을 274마력으로 높였다. 회사측은 시내 연비 22mpg,고속도로 연비 34mpg로 동급 최고 연비를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터보엔진을 탑재하면 적은 배기량으로 고성능을 낼 수 있다.

크라프칙 사장은 신차발표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쏘나타 신형 모델 판매 호조에 힘입어 3월 기준으로 미국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가 북미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영향이 아니라 환상적인 제품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는 1일(현지시간) 뉴욕 모터쇼에서 북미 지역 공략을 위해 대형 럭셔리 세단인 에쿠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