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1일 오전 7시10분께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해 2월과 5월에 이어 세 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은 약 20분간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세 가지를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우방국 지도자가 천안함 침몰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진심으로 위로 드리고 싶다"며 "이 대통령과 한국정부가 실종자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경의를 표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구축함과 구조대를 보내줘 고맙다"고 화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려울 때 우리 해군함이 한국함과 함께 작업을 해 나가는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종자 가족들의 상황에 안타깝게 생각한다. 또한 수색작업을 하다 숨진 고 한주호 준위의 유가족에 애도의 뜻을 전하며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해 확실한 결론을 내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필요할 때 꼭 도움이 되고 싶다. 언제든지 말씀해주시라"며 적극적 협력의사를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중순 자신의 주도로 40여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의 협조를 구하며 이 대통령을 초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만간 미 핵전력 운용 방향을 제시하는'NPR(Nuclear Posture Review · 핵 태세 검토보고서)'를 하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핵 없는 세계'를 목표로 북핵과 이란핵을 겨냥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와 관련,각국 정상 중 맨 처음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것은 한국을 중요한 동맹국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NPR 채택으로 인해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지력 제공이나 안보 공약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지난해 5월에 이어 한국이 미국의 핵 우산 아래에 있다는 것을 다시 약속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핵 확산과 핵 테러리즘 방지에 기여하는 의지가 담겼다고 들었다"며 "지지한다"고 답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