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3월 제조업지수가 급등하며 13개월 연속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투자 광풍'이 다시 나타났고 증시에서도 새로 개설된 계좌 수가 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가 거침없이 고성장을 지속하는 모습이지만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인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중국 경제가 처한 국내외 상황이 극도로 복잡하다"고 진단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일 3월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1로 전달(52.0)에 비해 3.1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의 예상치(54.5)를 웃도는 수준으로 13개월 연속 50을 웃돌았다. 50이 넘으면 경기확장을 뜻한다.

이날 HSBC가 별도로 발표한 중국의 3월 PMI도 57.0으로 전달(55.8)에 비해 1.2포인트 올랐다. HSBC가 지난 6년 동안 조사한 월별 중국 PMI 가운데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취훙빈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11%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 압력까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어 수개월 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작년 말부터 각종 긴축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선 3월 들어 다시 마구잡이식 사재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21세기경제보도가 이날 보도했다. 컨설팅 회사인 21세기부동산은 베이징에서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거래된 중고주택이 2만2975채로 3월 한 달간 2만6000채가 매매된 것으로 추정했다. 3월 기준으로 베이징 역사상 최대 거래량이다. 베이징 중고주택 시장의 공급 대비 수요 비율 역시 1 대 3.33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한국인들이 밀집한 왕징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수요가 공급의 8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폭이 25.1%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과열을 보였던 중국 부동산 시장은 세제 혜택 축소와 대출 축소 등에 따라 연초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며 냉각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3월 들어 다시 과열 국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2주 안에 새로운 부동산 긴축 조치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증시에서도 과열 조짐이 있다. 중국의 상하이와 선전증권거래소에서 지난달 22~26일 새로 개설된 내국인 전용 A주 계좌 수가 43만건으로 주간 기준으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가 각각 5.13%,8.80% 하락해 23개 주요국 증시 가운데 22위와 23위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어서 주목된다. 인플레 우려가 커지면서 예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진입하자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돈을 빼 증시로 투입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조업과 자산 시장이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중국 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1분기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내놓은 보고서에서 "적당히 느슨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지만 신임 통화정책위원들이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과 위안화 절상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미묘한 변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