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와 도시바 등이 생산공장을 매각하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1일 소니가 슬로바키아의 액정표시장치(LCD) TV 공장을 오는 9월까지 대만 전자업체인 훙하이정밀에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훙하이정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업체로 소니와 삼성,LG 등에 LCD TV를 공급해왔다. 훙하이정밀은 슬로바키아 공장의 지분 90.1%를 매입키로 했으며,소니는 나머지 지분 9.9%를 계속 보유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2007년 문을 연 이 공장은 근로자 2500여명이 매년 소니 LCD TV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 수준인 400만대를 생산하고 있다. 매각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 공장의 가치는 232억엔(약 2억4800만달러)으로 추정된다.

소니는 또 5년 전 매입한 자국 내 중소형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제조공장도 일본 교세라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은 2008년 12월 이후 전 세계 57개 공장 중 15곳을 팔거나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일본의 전자업체인 도시바도 싱가포르에 있는 LCD 패널 공장을 대만의 AU옵트로닉스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노트북용 LCD 패널을 생산하는 도시바의 유일한 해외 공장으로 도시바는 매각 절차가 마무리되면 해외에서 패널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소니와 도시바의 이번 구조조정은 해외 저임금을 활용한 제조업 중심의 '규모의 경제' 전략을 포기하겠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애플식 비즈니스 모델이 전 세계 산업 전반에 걸쳐 확대되고 있다는 얘기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