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중장기 외화유동성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일 작년 말 현재 15개 국내은행의 중장기 재원조달 비율은 139.6%로 전년(105.6%) 대비 34.0%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중장기 재원조달 비율은 1년 이상 외화조달 잔액을 1년 이상 외화대출 잔액으로 나눈 비율이다.지난해의 경우 중장기 외화대출이 132억4000만달러 감소한 반면 중장기 차입은 91억7000만달러 증가했기 때문에 유동성이 개선됐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3년 이상 장기재원의 경우에도 대출은 65억9000만달러 감소한 데 비해 차입은 23억4000만달러 늘어났다.

국내은행의 중장기 재원조달 비율은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지난 2008년 말 105.6%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외화차입 여건이 좋아지면서 상승세로 반전했다.외화를 차입할 때 지불하는 가산금리(1년물)는 작년 1분기 4.08%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4분기 1.17%포인트,올해 1월 0.67%포인트 등으로 하락했다.

금감원은 외화차입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앞으로도 은행들이 중장기 차입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불필요한 외화대출을 자제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의 금융규제 강화 등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은행 자체적으로도 비상시 조달계획을 점검하고 보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