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현대차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연출하며 증시진출(1974년 6월28일) 이래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달 글로벌판매가 월별사상 최대치에 이르는 등 수익개선이 지속되고 있으며, 상반기 판매여건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 마디로 '나쁠 게 없다'는 것이다.

2일 오전 9시29분 현재 현대차는 전날보다 3.72% 오른 12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계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대거 몰린 개장 직후에는 12만6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대차 주가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 급등중이며, 최근 한 달간 상승률은 10%를 웃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월 글로벌시장에서 모두 31만80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월 대비 34.2% 급증한 수치다. 미국시장 뿐만 아니라 중국시장에서도 판매 호조세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계열의 기아차는 55.4% 늘어난 17만3000대를 팔았다. 특히 해외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9% 급증했다.

이기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달 판매실적 및 시장점유율 모두 긍정적"이라며 "앞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주가 모멘텀(동력) 역시 강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 1분기 예상실적 대비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도 비싸지 않아 투자시 매력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몇 달간 횡보하던 주가가 박스상단을 돌파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간 기아차 실적호조에 따른 기대감에 비해 현대차는 다소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상반기까지 신차효과 등에 힘입어 영업환경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으로 성장모멘텀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분석이다.

미국시장의 경우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이 더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안상준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2월 판매실적이 비교적 좋지 못했던 게 오히려 3월들어 전월대비 판매급증이라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미국 쪽에서 질적성장이 두드러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미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MS)은 전월대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현대차는 전년동월 대비 판매 인센티브를 기존보다 38% 가량 줄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인센티브를 줄였는데도 MS가 비슷한 수주을 유지, 이익의 질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안 연구원은 또 올해 미국의 판매시장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다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미국판매는 전년보다 70~80만대 정도 급증한 120만대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