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1725까지 올라 전고점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지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키우면서도 증시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주변 요인들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어, 수출주에 다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화 약세는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 측면에서 이익 모멘텀(상승 요인)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엔·원 환율은 월말 결산을 앞두고 기업들의 역송금 기대로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1200원대 후반을 유지했으나, BOJ(일본은행)의 추가 양적 완화 가능성에 따라 1250원 아래로 떨어졌다.

정미영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이달 엔·원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달 환율 전망치 저점은 1170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1200원 위에 머물러 있던 엔·원 환율이 1100원선으로 낮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감안하면 엔화 약세가 현 시점에서 국내 증시 추가 상승의 제약 동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기업들에 엔화 강세가 불리한 요인이라는 점에서 증시에 악재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IT(정보기술)주와 자동차주가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T 업종의 경우 디스플레이, 반도체에서 한국 기업의 구조적인 경쟁력이 확보된 상태고, 경쟁관계가 겹치는 자동차 역시 도요타 사태로 인해 우려 수준이 낮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일본에서 원재료 수입을 하는 부품업체의 경우 엔화 약세로 인해 원가가 낮춰지는 효과가 있어 긍정적"이라며 "현 시점에서 엔화 약세가 시장 전체의 방향성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9시58분 외환은행 8회차 고시 기준으로 엔·원 환율은 100엔당 1199.02원으로, 전날보다 0.37% 하락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