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자산 1000만위안(약 17억원) 이상을 보유한 갑부의 평균 나이는 39세로 조사됐다. 미국과 일본의 부자들에 비해 15세나 젊은 나이다.

지난 2월 말 현재 '1000만위안 클럽'에 들어간 중국 부자는 85만7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 늘었다. 이는 목돈을 벌기 위해 차오팡(炒房 · 부동산투자)에 뛰어들거나 IT분야에서 창업한 젊은이 중에서 성공하는 사업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일 중국의 갑부들에 관한 연구보고서인 후룬리포트 최신호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중국에서 100억위안(1조7000억원) 이상의 자산 보유자는 140명,10억위안(1700억원) 이상은 1900명이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50세로 조사됐다. 1억위안(170억원) 이상은 5500명으로 평균 43세에 달했다. 단순히 계산하면 30대에 1000만위안 이상을 가진 부자들도 약 80만명 이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후룬리포트는 젊은 갑부들을 부동산투자자,전업 주식투자자,기업인,고수익자 등 4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특히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부동산을 사고 팔아 이익을 내는 차오팡 갑부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투자그룹의 일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각자 일정 금액을 갹출한 뒤 아파트나 땅 등을 매매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유명한 투자집단인 원저우상인을 모방한 '차오팡그룹' 중에는 많게는 수백억위안의 자금을 굴리며 아파트를 한 동씩 통째로 사들이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인터넷 등을 이용해 폭넓게 정보를 공유하고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발빠르게 투자해 한 발 빠른 매매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폭락하면서 전업 주식투자자 중 1000만위안 이상 자산가는 크게 줄어들었다고 후룬리포트는 보도했다.

이와 함께 중국기업의 민영화가 촉진되고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젊은층 중에는 IT산업과 건설업에도 신흥부자가 속출하고 있다. 예컨대 하얼빈쌍잉그룹을 창업,자산이 5억위안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류인샤(38 · 여) 회장은 미모의 젊은 갑부로 커리어우먼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우상 같은 존재가 됐다. 유명 포털사이트인 당당왕을 창업,5억위안의 자산을 가진 위위(45) 역시 자수성가한 기업가로 꼽힌다.

중국경제일보는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기업을 일으키는 '기업가(起業家)'정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충만하고,시장이 막 형성되고 있는 분야가 많아 젊은 청년 재벌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고수익자'로 분류된 이들은 부모가 갑부이거나 권력자로서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권에 개입해서 컨설팅 비용으로 돈을 받거나,보유 중인 대형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원래 혁명원로의 자제를 가리키는 말인 '태자당'이 요즘은 권력자나 재력가의 자식으로 많은 부를 갖고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부자들은 대부분 아이들을 해외에서 공부시키고 있고,선호지역은 미국과 영국 등 영어 사용국으로 나타났다. 취미는 수영과 골프가 가장 많았다. 갖고 싶은 물건은 요트와 자가용 비행기가 꼽혔다. 자산 1000만위안 이상 갑부의 골프 평균 타수는 98.1타,1억위안 이상은 96.1타로 돈이 많을수록 골프도 잘 치는 경향을 보였다. 남녀의 비율은 7 대 3이며 연간 소비는 평균 170만위안(2억8900만원).특히 여자 갑부들은 홍콩에서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1억위안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들은 대개 수천만위안대의 저택에 살며 자산이 100만위안 이상만 돼도 차를 보유한다고 후룬리포트는 전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