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자리 수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고 월간 자동차 판매량이 100만대를 웃도는 등 미국 경기의 회복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늘어난 일자리가 16만2000개로 2007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당초 예상치(19만개)에 미치지 못했지만 최악의 실업 사태가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9.7%를 기록해 3개월 연속 보합세를 보였다.

미국에서는 2007년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매달 일자리가 크게 줄었다. 이후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일자리 6만4000개가 증가한 데 이어 지난 1월에도 1만4000개가 늘었다. 2월에는 1만4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지만 이는 잠정치 3만6000개보다 크게 줄어든 숫자다. 여기에 지난달 16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남으로써 앞으로 일자리가 본격적으로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2월 북동부 지역의 폭설로 고용 사정이 나빴던 점을 감안하면 1분기에 고용이 계속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딘 마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은 개선되고 있으며 향후 실업률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흐름은 1분기 중 고용이 증가세로 반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던 오바마 행정부의 예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앞으로 고용증가가 이어질 경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증가한 16만2000개의 일자리 가운데 4만8000개는 센서스에 투입된 임시직이었다. 정부 부문을 제외한 민간부문의 일자리 증가규모는 12만3000개로 2007년 5월 이후 최대였다. 제조업에서는 일자리 1만7000개가 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건설부문도 1만5000개가 증가했다. 서비스 부문은 1만4900개가 늘었으며 정부 부문은 3만9000개 증가했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2월보다 0.1시간 늘어난 34시간으로 집계됐다. 시간당 임금은 22.47달러로 0.02달러 감소했으나 근로시간이 증가해 주당 평균 임금은 629.37달러로 전월보다 3달러 증가했다.

한편 미국 자동차 시장 역시 경기회복과 업계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대규모 리콜 사태로 곤욕을 치렀던 도요타는 제로금리 할부 판매 등을 통해 3월 시장 점유율을 리콜사태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1일 오토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자동차판매는 106만6339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24% 증가했다. 미국의 월간 자동차 판매가 100만대를 웃돈 것은 2008년 8월 이후 세 번째다. 오토데이터는 지난달 실적을 감안하면 올해 차 판매량이 1180만대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자동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침체 이전의 연간 판매실적인 1600만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김정은 기자/뉴욕=이익원 특파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