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은행 고객들은 금융IQ가 높다. 금융상품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갖고 은행원과 상담할 때는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기대한다. 유로머니지가 선정한 '베스트프라이빗뱅크'에 6년 연속 뽑히고 방카슈랑스,펀드 판매 등 자산관리의 여러 영역에서 국내 최고로 꼽히는 하나은행은 전문성에서는 충분히 검증된 은행이다. '맞벌이부부'편 광고는 하나은행이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친근하게 전달하려고 시도한다.

핵심 카피로 '계획'이라는 단어가 쓰였는데 이는 고객의 '인생 계획' 전체를 도맡을 수 있는 은행의 서비스 능력과 전문성 모두를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개념어다. 그렇다고 이번 광고가 하나은행의 전문성을 일방적으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전문가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고객의 현실과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하나은행의 전문성을 위트 있게 엮어 냈다. 최근 다른 금융 광고에서 전문성만 강조하는 것을 벗어나 공감 위주의 감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광고는 맞벌이 부부를 보면 보통 '그 집은 둘이 버는데 뭐가 걱정일까?'라고 생각하는 데 대한 반문으로 시작된다. 첫 장면에서 광고 모델인 고수와 김태희가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한국 최고의 미남,미녀 부부지만 머리를 맞대고 무언가 심각하게 고민한다.

이어 "둘이 합쳐 아이큐가 300이 넘지만 그래도 답이 나오지 않은 미래"라는 멘트가 흐르고 장면은 클로즈업에서 롱 샷으로 바뀐다. 두 사람이 앉아 있는 쇼파는 바다 한가운데 놓여 있고 갑작스럽게 상어가 출몰한다.

망망대해와 상어는 우리 삶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를 의미한다. 광고는 답이 나오지 않는 미래에 대해 고민만 하지 말고 돈을 불려주는 계획을 세워주는 하나은행으로 오라고 얘기한다. 코믹하게 짜인 광고는 하나은행이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이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광고는 하나은행이 소비자에게 '좋은 계획'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위트 있게 제시해준 일련의 시리즈 중 두 번째로 주 타깃층은 맞벌이 부부다. 1편 '고수 신입사원 되다'와 3편 '김태희와 어버지' 광고는 각각 신입사원과 실버 연령을 타깃으로 전문성과 친근함을 십분 전달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