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추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매도 기조가 전환될 수 있을까.

5일 코스피는 장중 1731.00으로 연고점을 경신한 후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 물량 확대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추가적인 상승 기조를 이어간다면 올해 내내 주식을 팔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매매패턴 역시 개선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2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만 2조961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전망임을 감안하면 국내 기관의 보수적인 매매 패턴이 더 이상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국내기관의 매매패턴의 변화로 주식시장의 수급상황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황빈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경기 모멘텀(계기)상 작년보다 기대 정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펀드 환매 심리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수 상승 흐름이 좀 더 꾸준히 나타난다면 주식형 펀드 자금 동향과 상관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7년 당시 펀드 환매가 나오다가도 지수가 추가 상승하면서 펀드자금이 급속하게 증시로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시점이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기관 매수 기조가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처를 따라 업종 및 종목 차별화 기조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관이 펀드 환매에 따른 대응 등으로 보유 주식을 줄였으나 전체 업종을 팔기 보다는 주도주군인 IT·자동차를 제외한 다른 업종을 매도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수익률 관리를 위해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의 환매 압력 등을 고려하면 기관투자자들의 분위기가 바뀌기 어려운 시점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05년 이후 유입된 국내 자금이 1600∼1700선에서 많다는 점에서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전환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국내 투자자들은 시장이 조정없이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타이밍을 놓쳤다는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