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아이템 '창의성'에 '실용성'을 더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
메신저로 외국어 학습 등
당장 사업화 아이디어 '주목'
메신저로 외국어 학습 등
당장 사업화 아이디어 '주목'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런민대가 지난 주말 창업이란 주제로 후끈 달아올랐다. 한국 싱가포르 필리핀 일본 중국 등 아시아 5개국 120여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3박4일간 이곳에서 열린 창업아이템 경연대회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올해 9회째인 '아시아 대학생 창업 교류전'은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후원,KT&G 협찬으로 열렸다. 1등상은 집중광고 시스템을 선보인 싱가포르A팀이,2등과 3등은 온라인 중국어 교육 프로그램과 발아현미 · 꽃송이버섯을 활용한 건강상품을 창안한 필리핀과 한국팀이 각각 수상했다.
◆돋보인 실용성
이번 대회에 선보인 창업아이템은 실용성이 높은 아이디어들이 주류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원년대회 이후 몇 년간은 이상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지만, 점차 대회가 거듭될수록 곧바로 시장에 론칭할 수 있는 실사구시형 아이디어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다. 급변하는 세계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아시아 대학생들다운 변화인 셈이다.
1등상을 받은 싱가포르A팀의 집중광고 시스템은 광고가 홍수를 이루는 시대에 브랜드 신뢰성을 높여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전(口傳) 광고의 강점을 살려 광고의 신뢰성을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수집한 뒤 온라인상에서 소비자들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게 주요 사업 내용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허위 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브랜드 보유 업체는 제품의 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이 아이디어를 낸 싱가포르경영대의 이로니 림 학생은 "일반 소비자는 물론 특정 상품 마니아층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유용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2등상을 받은 필리핀팀은 메신저나 비디오폰으로 전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온라인 중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 아이디어를 발표한 필리핀대의 빈센트 에저키엘 학생은 "기존에 깔린 시스템으로 국경을 초월해 언어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3등상을 받은 한국B팀의 발아현미와 꽃송이버섯을 활용한 건강상품은 정보기술(IT) 분야가 아닌 식품이라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티백이나 과립 등 다양한 형태로 제조할 수 있어 잠재력이 매우 높은 상품이란 평을 받았다.
심사위원인 중국과학연구원 원잉랑 연구원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작품들이 다수 출품됐다"며 "간단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연결시키는 역량이 매우 뛰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 대학생 공동창업의 기반
3등상을 수상한 변홍주씨(진주산업대 창업학과 대학원 재학)는 "국가가 다르다는 것이 문화의 차이를 가져오기 때문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선 외국과의 다양한 교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행사를 통해 깨달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자신이 발표한 발아현미 꽃송이 건강식품의 경우 "한국 사람들은 현미를 잘 알지만 외국 사람들에겐 그냥 쌀이기 때문에 이 차이를 설명하고 효과를 인식토록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 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창업 아이템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상호 정보를 교환할 '아시아 대학생 창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아시안 스튜던트 벤처 포럼 사이트(www.asiansvf.com)를 운영하고 있다. 벤처포럼은 이 네트워크를 통해 대학생 간의 창업 정보 교류,아시아 국가 간 합작 파트너 알선 등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