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이 은행권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 모범규준을 지키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감독당국은 모범규준을 따르지 않았더라도 제재를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타 은행과 형평성 시비가 일 전망이다.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은행 등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의 임기와 재선임된 사외이사 임기는 각각 1년(신규 선임 사외이사는 2년)으로 제한돼 있다.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가 장기 집권을 통해 권력화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하지만 외환은행은 지난달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리처드 웨커 이사회 의장의 임기를 3년으로,재선임된 사외이사 2명(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김정수 중앙일보 경제전문기자)의 임기를 2년으로 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KB 우리 신한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재선임된 사외이사들의 임기를 1년으로 하는 등 모범규준을 지킨 것과 대조적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아직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모범규준 내용을 반영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모범규준을 따르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 내용을 확인 중"이라며 "하지만 모범규준이 자율적인 협약이기 때문에 규제 위반 등으로 제재를 가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모범규준은 은행연합회가 은행 및 지주사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모범사례이기 때문에 금감원이 이를 준수하도록 강제할 근거가 없다는 의미다. 그는 "다만 앞으로 경영실태 평가시 모범규준을 지키지 않은 것은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