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16~25일 열리는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그의 내한 공연은 정명훈씨와의 인연뿐만 아니라 서울이 벳푸와 한 시간 거리에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가 연주하는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브람스의 '헝가리 춤곡'은 벳푸에서도 들을 수 있다. 2007년에 열린 서울 공연 역시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일부를 옮긴 것이었다. 당시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씨,첼리스트 정명화씨 등과 함께 무대에 섰고 작년에는 신예 여성 지휘자 성시연씨,'트럼펫의 파가니니'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등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했다.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의 인기는 매년 비행기를 타고 따라다닐 정도의 열성 팬들 덕분에 더욱 화제를 모았다. 클래식 공연 기획사인 크레디아는 2006년과 2008년,지난해 걸쳐 세 차례나 여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2박3일이나 3박4일로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인 실내악 마라톤 콘서트 등을 관람하고 일본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 주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제작사 사정으로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1998년에 시작된 '벳푸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은 아르헤리치가 일본인 피아니스트 이토 교코와 함께 만든 음악 축제다. 상업적인 면은 배제하고 정상급 연주자만 초청하는 세계적 페스티벌.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이 축제에서 연주했다. 정명훈씨는 1998년,2008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참가한다.

12회를 맞는 올해에는 탄생 200주년을 맞는 슈만의 음악을 집중 조명한다.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씨,아르헤리치의 추천으로 EMI에서 데뷔 앨범을 냈던 피아니스트 임동혁씨가 무대에 오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