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디스커버리' 펀드는 2007년 62.17%의 수익률로 그 해 국내 주식형 펀드 236개 중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에는 수익률이 -39.31%로 떨어졌고 순위는 342개 펀드 중 169위로 곤두박질쳤다. 작년에는 56.93%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순위는 167위로 큰 변동이 없었다.

수익률 상위에 랭크됐던 펀드가 다음 해에는 순위가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5일 KBP펀드평가에 따르면 2007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 중 2008년에도 20위 안에 든 펀드는 '신한BNPP탑스밸류'펀드 1개밖에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60.59%의 수익률로 2위를 차지했던 '삼성배당주장기'펀드는 2008년에는 -40.14%의 수익률을 올려 203위로 주저앉았다. 2008년에는 수익률 상위 20위권 펀드 중 단 한 개의 펀드도 2009년 상위 2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수익률 상위 펀드가 이듬해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이유를 시장의 변화 때문으로 분석한다. 공격적 성향의 펀드인 '미래에셋 디스커버리'는 2007년 주가가 상승할 때는 주식 편입비중을 늘리면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2008년에는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식보유 비중이 높아 손실폭이 다른 펀드에 비해 더 컸다는 의미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상황은 시시각각 변하기에 좋은 성과를 낸 펀드라고 해서 다음 해에도 잘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며 "시장상황이 좋을 때는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가,나쁠 때는 가치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좋은 성과를 낸 펀드에 자금이 몰리면서 펀드운용의 민첩성이 떨어지는 점도 또 다른 요인이다. 덩치가 커지면 증시 상황에 맞는 전략을 구사하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펀드는 2007년 한 해에만 8176억원이 순유입돼 설정액이 5010억원에서 1조3186억원으로 늘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똑같은 펀드라 해도 50억원 규모 펀드와 5조원 규모 펀드는 운용의 유연성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며 "똑같이 편입 종목의 1%를 교체할 때 5조원 규모 펀드는 주식을 팔기가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전년도 수익률이 좋았다고 맹목적으로 가입하면 손해를 보기 쉽다"며 "3년 이상의 수익률과 최근 6개월간의 수익률,자금의 유입 여부를 치밀하게 조사한 뒤 펀드에 가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