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기업들이 국제카르텔에 연루되는 것을 막기 위한 현지 예방교육에 적극 나서고있다.

그 첫번째 단계로 공정위는 오는 9일 유럽 경제의 중심지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등 유럽에 진출한 40여개 한국기업의 임직원 100여명을 대상으로 유럽지역 국제카르텔 예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이 자리에는 유럽현지 경쟁당국 공무원과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쟁법 전문 변호사를 초빙해 유럽연합(EU) 경쟁법의 규제내용과 집행동향,카르텔 사례분석 및 기업의 행동준칙을 집중 설명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번 예방교육을 통해 한국기업 관계자들에게 국제카르텔에 대해 경각심을 높이고 유럽당국의 제제로부터 기업의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결과적으로 최근 한국기업들이 국제카르텔에 연루되면서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도 없애는 효과도 기대된다.

공정위가 예방교육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은 최근 미국과 EU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행한 카르텔에 대해서도 제재가 가해지는 등 국제카르텔 제재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최근 자국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카르텔을 엄중히 제재하고 있는 미국은 법집행의 주요 타깃을 유럽 및 아시아 기업들로 잡고 있다.특히 역대 카르텔 벌금규모 상위 10위 안에 LG디스플레이(4억달러) 대한항공(3억달러) 삼성전자(3억달러) 하이닉스(1.8억달러)가 포함됐을 정도로 한국기업들도 카르텔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유럽에서도 카르텔에 대한 고액의 과징금을 경계해야할 상황이다.로리 에반스 유럽연합집행위원회 경쟁총국 부국장도 올해 “벌금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며 경제위기 상황에서 벌금은 높게 책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국제카르텔 예방사업을 다른 국가로도 확대해 전개할 계획이다.공정위 관계자는 “국제카르텔에 대해 강력하게 법집행을 하고 있는 미국에서 10월， 우리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각각 5월과 7월 현지 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