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어,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5.0% 증가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 기록한 최고치 4조2300억원을 넘어선 수치이다. 하지만 매출액은 34조원으로 전분기보다 13.4% 줄었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매출액이 예상보다 적게 나왔는데, 이는 디지털미디어부문의 매출액이 줄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완성품 부문인 디지털미디어사업은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이기 때문에 매출이 감소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영업이익의 절반 가량인 2조원 이상 달성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DDR3 1기가 바이트 제품은 2달러 선을 넘는 등 반도체 가격이 비수기에도 강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선태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주요제품의 공급부족과 마케팅 비용 감소로 실적이 개선됐다"며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가 2조1000억원, LCD(액정표시장치) 1조원, 통신 1조원, 디지털미디어 5000억원 등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장 개시직후 87만5000원까지 오르면 사흘째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지만 경계매물이 나오면서 소폭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7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000원(0.46%) 내린 86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후 주가가 소폭 하락했던 과거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과거 삼성전자 실적 발표시 주가는 눌림목을 주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이런 영향 때문에 투자자들의 겨계심리가 발동됐지만 주가는 계속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영업실적 잠정치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6일을 제외하고 지난해 10월 6일과 올해 1월 7일에는 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이 향후에도 개선될 전망이어서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선태 연구원은 반도체·LCD 등 부품 사업 호조와 TV, 휴대폰 등 완성품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실적 개선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반기 업황 둔화 가능성 제한적"이라며 "기업용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후발 업체들의 공급 정상화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들어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주가도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의 월별 주가상승률을 살펴보면 1월 -1.87%, 2월 -5.10%, 3월 9.94%였다. 이달 들어서도 전날까지 6.35%나 급등했다.

조 부장은 "외국인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고,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유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6일 이후 92만주 이상 사들이며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주식을 2만주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 한민수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