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 등의 혐의로 공개수배된 전국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의 두목 이강환(67)씨가 6일 경찰에 검거됐다.

이씨는 이날 오전 9시42분께 부산 부산진구청과 이마트 사이 6차선 도로에 정차한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안에서 '이강환씨와 비슷한 사람이 보인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부산진경찰서 부암지구대 소속 손민호 경위 등에게 붙잡혔다.

이씨는 당시 휠체어에서 내려 모처로 이동하기 위해 승용차에 탔고, 변호사 1명과 조직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청년 2명이 함께 있었으나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이씨의 변호사는 "부산 연제경찰서에 자수의사를 밝히고, (경찰서로)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고 손 경위는 전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이씨를 넘겨받아 구체적인 혐의사실과 도피과정, 은신처 제공자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고, 조직원 등은 임의동행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특히 이씨가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직후인 지난 2월22일 낮 12시20분께 부산시내 모 호텔 커피숍에서 잠복중이던 경찰관을 따돌리고 도주한 경위를 확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백발에다 휠체어를 타고 있었으나 깔끔한 양복차림을 했고, 수배전단보다 살이 많이 찐 모습이었으며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10여차례에 걸쳐 부산의 모 건설업체 대표 A씨를 위협해 4억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조직원을 동원해 납치,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A씨에 대한 경찰의 조사결과 이씨는 A씨에게 10억원을 강제로 맡긴 뒤 배당금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거액을 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2월22일 이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받아 검거에 나섰다가 실패한 뒤 물밑접촉을 통해 자수를 권유했으나 이씨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자 지난달 2일 오전 10시를 기해 전국에 공개수배했다.

칠성파 두목인 이씨는 1991년 검찰의 '조직폭력과의 전쟁'때 구속 수감돼 8년간 복역했고, 2000년에도 부산 모 나이트클럽 지분 싸움에 연루돼 검찰에 구속된 적이 있으나 경찰에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연합뉴스) 이종민.민영규 기자 ljm703@yna.co.kr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