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지난해의 부진을 털고 반등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하면서 증시에서 급락을 겪었지만 올 들어 꾸준한 오름세다. 예상보다 운임 상승이 빠른데다 물동량도 조금씩 회복되면서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운임 인상 효과로 한진해운의 올해 영업이익은 206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 영업이익은 131억원의 적자를 면하기 어렵지만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의 공조가 강화되면서 구주 노선의 운임 상승세가 정상화한 것을 긍정적인 호재로 꼽았다. 매출비중 53%를 차지하고 있는 미주 노선 운임도 정상화하면서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에는 운임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데다 성수기에 들어서는 만큼 큰 폭의 영업이익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운임인상이 매출증가로 이어지는 데는 1개월반 정도의 시차가 걸리기 때문이다.

미주노선의 운임 협상은 매년 4월에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고 축적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성수기에 들어서면서 운임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연구원은 "당초 한진해운의 영업이익은 3분기 성수기에 들어서면서 달성 가능하다고 봤지만 글로벌 선사들의 높은 공조 효과로 예상보다 운임 인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물동량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늘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설명했다.

단,이자비용 등 위험요소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차입금이 급증했고 이자 비용 역시 늘어난 게 첫번째다.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감안하면 올해 순이익은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해운업체들의 기준 통화가 원화가 아닌 달러라는 게 문제다. 선박을 구입할 때 대부분 자금을 달러로 조달하고 전체 매출 90% 이상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의 업황 호조에 비해 주가가 낮아 투자 매력이 높다는 지적이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한진해운의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2 수준으로 여전히 업황상승기의 초기단계 주가만을 반영하고 있다"며 "세계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수급상황이 점차 타이트하게 바뀌고 있어 운임 인상이 연중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목표주가 상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