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UL인증은 한국 기업의 세계 진출을 돕는 조력자"

“한국 기업은 친환경·녹색산업의 글로벌 리더가 될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UL이 그 과정에서 좋은 조력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의 안전규격 개발·인증기관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의 키스 윌리엄스 회장(58·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올해 세계 인증시장의 화두는 ‘환경’”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UL은 1893년에 설립된 미국 최초의 제품 안전인증 기업.이곳의 인증은 유럽의 CE,CB,중국의 CCC 등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의 인증으로 통한다.UL이 보유한 인증규격(표준)은 IT·전자제품,전선 등 1400여 가지,매년 UL인증 마크가 붙는 제품만 210억개에 달한다.특히 UL인증은 미국 연방기관인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공인해주는 몇 안되는 인증 가운데 하나로 해외 기업이 미국시장에 제품을 수출하려면 반드시 받아야 하는 필수 구비요건이다.윌리엄스 회장은 “한국 고객사만 2000여곳이 넘을 정도로 UL에 있어 한국기업은 중요한 고객’이라며 “UL인증을 받은 한국산 제품이 미국의 주요 유통매장에 가득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LG전자와 친환경인증 협약을 맺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UL은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LG전자의 모니터에 친환경인증(SPC)을 부여했다.윌리엄스 회장은 “20세기까지 국제적 안전인증의 주요 대상이 전기·전선 등 소재 분야였다면 21세기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그린워시(Greenwash)형 기업도 많다”고 강조했다.친환경,녹색 기업임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짝퉁’ 녹색기업이 많아 UL 등 공신력있는 기관의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의 녹색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윌리엄스 회장은 “세계 최초로 UL의 친환경인증을 받은 LG전자를 비롯,한국 기업들은 녹색·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리더가 될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대표적 친환경 제품인 LED(발광다이오드)와 태양전지 등을 보더라도 반도체에서 월등한 기술력을 지닌 한국기업들이 앞서갈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운용 시스템)과 그린빌딩(에너지 효율이 높고 친환경 건자재를 사용해 만든 건물) 등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에 대한 조언도 내놨다.그는 “한국의 중소기업은 기술력 면에서 아주 뛰어난데 해외 시장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특정지역에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표준,안전인증 등에 대한 정보가 없다보니 좋은 제품을 내다팔지 못하는 피해사례가 종종 나타난다는 것이다.

“상당수 기업들은 UL인증을 대미(對美) 수출의 장벽으로만 여깁니다.그러나 UL인증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지름길이죠.UL은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조력자가 될 겁니다.”

글=이태명/사진=양윤모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