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대규모 리콜사태와 관련, 한국에서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원인은 플로어 매트"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깊은 심려와 폐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순정 상태의 플로어매트를 바르게 사용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히사오 사장은 이날 오전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렉서스 ES350과 도요타 캠리·캠리 하이브리드 등 총 3개차종 1만2984대의 리콜과 관련, "순정 매트를 사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매우 드물게 국내 판매된 일부 차량에서 구형 매트를 차량에 고정하지 않고 사용하면 가속페달을 짓누를 수 있다"며 "만의 하나를 생각해서 이 같은 조치를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히사오 사장은 이날 리콜조치를 가리켜 "이러한 극히 드문 경우의 위험에 대해 자발적인 예방책"이라고 정의했다. "운전자들이 더욱 안심하고 차량을 운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대응"이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차량 결함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레 대규모 리콜 조치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2월까지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조사과정에서 매트가 가속페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지난달에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히사오 사장은 "독자적인 조사를 통해 문제 발생을 인식하고,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시정조치를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부 소비자가 피해소송을 제기하는 등 관심을 모아왔던 보상 계획에 대해서는 "보상이라는 형식으로는 계획을 안 하고 있지만, 고객이 서비스를 받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플로어매트 문제는 별도 제품을 사용하는 한국에서만 국한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도요타 측의 이날 기자회견은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리콜사태의 원인이 한국에도 해당되는지, 또한 문제의 정확한 원인이 플로어매트 단 하나 뿐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이 없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중론이었다. '문제 발생의 가능성이 어느정도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도요타 측은 "아직까지 국내 신고가 접수된 바가 없다"고만 답했다.

국토부는 이날 한국도요타가 이번 시정조치와는 별도로 9월쯤 브레이크를 밟으면 가속페달을 밟아도 작동하지 않는 제동장치인 '브레이크 오버라이드 시스템(BOS)'을 개발해 해당 차량 소유자에게 별도 통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BOS는 차량의 급발진 가능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미국 등 자동차산업 선진국에서는 이 장치의 적용 의무화 논의가 한창이다. 히사오 사장은 이와 관련해서는 "당장 해당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도요타 관계자는 이후 "BOS는 도요타 차량의 안전성을 부가적으로 높이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장착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