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독감 백신을 국내에서 개발한다.

녹십자는 생산 기간이 짧고 유정란이 필요 없는 차세대 세포배양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나서 핵심 기술인 세포주 확립에 성공했다고 6일 발표했다.

세포배양 백신은 6개월 이상 걸리는 기존 유정란 백신에 비해 제조 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하고,생산량이 유정란 공급량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으로 독감 대유행에 대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또 세포배양 방식은 달걀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고,조류 인플루엔자(AI)가 유행할 경우 닭 집단 폐사로 인해 유정란 공급이 원활치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존 방식에 비해 유리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재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가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해 안정성을 검증받았으며,유수 제약회사들이 수율(같은 양의 원료로 완제품 백신을 생산하는 비율)에 따른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열한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녹십자는 올해 부수적인 기술 개발을 끝내고,내년부터 동물실험 등 비임상시험에 착수해 이르면 2014년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세포배양 독감 백신 개발에 앞으로 500억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이병건 녹십자 대표는 이날 "녹십자의 사업영역이 다른 제약사와 차별화돼 있는 만큼 어떤 회사를 인수하든지 시너지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삼천리제약의 경우 시너지 효과가 가격만큼 크지 않을 것 같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