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에서 장관을 역임한 경제관료들은 민간기업과 대학에서 영입1순위 대상이다. 국가 경제를 이끌었던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전직 장관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민간기업으로 옮긴 대표적인 사례다. 2006년 2월 장관에서 물러난 그는 한국무역협회장을 거쳐 지난해 3월 STX그룹 에너지 · 중공업 총괄 회장으로 영입돼 최고경영자(CEO)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STX가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플랜트 사업을 연이어 수주한 데는 이 전 장관이 관료 시절 다져놓은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장과 재정경제부 장관,감사원장을 역임한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는 경원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윤대희 전 국무조정실장도 경원대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민간 연구소인 KOREI 상임고문과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으로 있다.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은 산업자원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서울산업대 총장과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8월 청와대로 들어갔다.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외교관인 대사로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덕수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주미 대사,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주러시아 대사를 맡고 있다.

정치인으로 변신한 사례도 많다. 김대중 정부 때 입각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3선 의원(민주당)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재선 의원으로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섰다. 초선인 이용섭 전 건교부 장관은 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장재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