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사 및 결혼시즌이 돌아왔다. 좁거나 맘에 들지 않는 집에서 세입자로 살다가 내 집을 마련해 이사를 가는 사람들이나 부부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집 꾸미기는 즐거움이기도 하지만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예쁘고 아늑하게 꾸미는 것에 중점을 두던 과거의 인테리어 트렌드와는 다르게 최근에는 다양한 가족구성원의 욕구를 해결해 주는 인테리어 분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이 교육,남편의 휴식,주부의 자기개발 등을 위한 서재용 가구가 많이 팔리고 극장형 거실을 구성하기 위한 가구 및 소품 판매가 늘고 있다. 이사 및 결혼 시즌을 맞아 가구로 침실과 거실을 꾸미는 노하우를 알아보자.

◆가장 편한 공간인 침실을 내 스타일대로

부부 침실의 경우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면서도 중요성을 간과하기 쉬운 공간이다. 침실은 그냥 잠만 자는 공간이라는 생각에 정돈이나 분위기 연출을 위해 투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별도의 옷방을 두지 않는 한 집에서 가장 큰 수납공간인 침실을 효율적으로 정리정돈하기 위해서는 수납물의 관리가 중요하다. 정현주 한샘인테리어 침실팀 MD는 "옷과 액세서리는 종류나 수량을 고려해서 알맞은 형태로 설계된 붙박이장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도어 디자인도 중요하다. 붙박이장의 도어 디자인은 안방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결정지을 뿐 아니라 컬러와 소재에 따라 시각적으로 넓어 보이는 효과까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넓고 깨끗한 침실 분위기를 원한다면 밝은 색상에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택하는 것이 좋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두 가지 이상의 색상을 어울리게 구성된 디자인을 고를 것을 추천한다.

침대는 침실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신혼 이후 처음 바꾸는 침대라면 유행을 타는 디자인보다는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과 소재로 구성돼 있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가진 제품을 골라야 한다. 이범석 에몬스가구 디자인 개발팀장은 "침대 머리가 원목으로 된 침대는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어 침구나 다른 소품을 매치하기에 가장 무난하다"며 "고급스러운 모카색상의 가죽쿠션을 매치하면 침실 분위기를 좀 더 고급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한꺼번에 많은 돈을 들여 바꾸는 것보다 자기만의 방을 꾸민다는 생각으로 예산에 맞춰 하나씩 바꾸면 즐거움도 함께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실은 용도에 맞춰 꾸며야

거실의 기능은 가족의 편안한 휴식이다. 동시에 그 집의 스타일을 대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기능성과 장식성을 두루 갖춘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식공간용으로 여러 명이 편히 누울 수 있는 카우치형 소파가 나왔다. 소파를 뒤로 젖혀 편안히 누울 수 있는 리클라이너 소파도 등장하고 있다.

특히 학생이 있는 집에서는 TV를 방으로 들여놓고 거실을 서재형 공간으로 연출하는 것도 최근 트렌드다. 인테리어 업계 관계자는 "베란다를 부부가 대화할 수 있는 카페형 거실로 만들거나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납장을 만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홈씨어터가 보급되면서 TV 및 기기수납을 위한 거실장도 나왔다. 필요에 따라 크기 조절이 가능한 확장형 거실장과 다양한 기기를 수납할 수 있는 기기형 거실장이 인기가 많다. 또 거실을 수납공간과 다과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강성용 넵스 디자인연구소장은 "소파에서 간단히 노트북을 놓고 작업을 하거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만든 소파 삽입형 테이블도 거실 분위기를 새롭게 내는 데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