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천안함 침몰 12일째인 6일 함수 함미 인양작업과 함께 선체를 두동강 낸 폭발원인을 규명할 '금속파편'을 찾는 데 주력했다. 선체 인양의 최종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천안함 침몰 사고원인을 어느 정도 규명해줄 금속파편의 수색은 조기에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군은 이번 주 내 금속파편을 수거,미군 전문가팀과 파편의 정밀분석에 나설 계획이다.

군 소식통은 "금속파편을 찾기 위해 이날 김포함과 고령함 등 기뢰탐색제거함 4척이 동원됐다"며 "파편이 최초 침몰지점에서 북쪽으로 180m 떨어진 함미 주변에 몰려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 일대에 수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천안함 침몰사고 원인과 관련해 "어뢰와 기뢰 두 가능성이 다 있지만 어뢰 가능성이 좀더 실질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의 설명대로 사고원인이 어뢰나 기뢰로 최종 결론나면 이 결론을 뒷받침해 줄 확실한 물증이 있어야 한다. 즉,어뢰나 기뢰가 폭발했다면 침몰 해역 부근에 금속파편이 남아있을 거라는 얘기다.

군은 최근 천안함이 어뢰 등 강력한 외부 충격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 미가 공조를 통해 바다 밑 파편 찾기에 주력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금속파편을 수거해 민 · 군 합동조사단이 폭발원인을 어뢰나 기뢰로 결론내렸다 해도 제조 국가가 어디인지 등을 가려야 할 숙제가 남는다. 군 관계자는 "어뢰와 기뢰가 폭발하면 대부분 기화돼 사라진다"며 "금속 파편을 찾아내더라도 어느 국가에서 제조했는지를 규명해야 하는 또 다른 과제가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색 · 인양작업에는 바지선(3000t급)과 경비함 3척,고속정 4척 등이 동원됐으나 구명복과 안전모 등 천안함에서 흘러나온 부유물만 수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7일 천안함 생존 장병의 공개 진술과 사고 발생 시간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한편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한 · 미동맹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한 · 미가 침몰함의 사고원인을 밝혀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다만 섣불리 사고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샤프 사령관은 "미국은 침몰함 조사를 위해 최고의 전문가팀을 파견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매일 북한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으며 현재 북한의 특이활동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해에서 천안함을 인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