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으로 조세수입이 늘어난 반면 지출은 줄어 국가 재정이 당초 예상치보다 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둔화돼 재정건전성 악화가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2009 회계연도 국가 결산 결과 작년 국가 총수입은 255조3000억원으로 당초 예산보다 1조4000억원 증가한 반면 총지출과 사회보장성기금 지출은 각각 277조9000억원,25조6000억원으로 3조원,3조4000억원씩 감소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17조6000억원으로 당초 예상치보다 4조4000억원 줄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제외한 관리대상수지도 43조2000억원으로 예산(51조원 적자) 대비 7조8000억원 개선됐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관리대상수지 적자 비율은 당초 -5.0% 전망에서 -4.1%로 낮아졌다. 하지만 2008년과 비교해서는 통합재정수지와 관리대상수지 모두 각각 29조5000억원,27조6000억원 악화됐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추경편성(18조4000억원,적자국채 발행분 제외) 등의 영향으로 적자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한 세입 · 세출결산에서는 총세입 261조3000억원,총세출 252조2000억원으로 9조2000억원의 결산상 잉여금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다음 연도(2010년) 이월액 2조7000억원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총 6조5000억원(일반회계 3조6000억원,특별회계 2조9000억원)이다.

정부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3조6000억원 가운데 8000억원은 지방교부세 · 교육교부금 등 내국세 초과징수분 정산에 사용하고,1조4000억원은 공적자금 상환기금 출연과 적자국채 조기 상환 등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키로 했다. 남는 1조4000억원은 올해 세입으로 넘기기로 했다.

국가재정법상 국가채무는 346조1000억원(GDP 대비 32.6%)으로 지난해 추경예산 편성 시 계획한 355조3000억원(GDP 대비 34.5%)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G20(주요 20개국) 평균 75.1%에 비하면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며 "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G20 평균인 -7.9%에 비해 낮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관리대상수지=통합재정수지(조세와 각종 기금 운용수익 합계)에서 국민연금기금 고용보험기금 등 기금 운용수익을 뺀 것으로 국가의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지가 적자를 냈다는 것은 정부가 조세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쓴 돈이 많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