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 시나리오..금융지주사 주가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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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어떤 형태로 민영화가 되느냐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 시나리오 가운데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합병하는 방식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합병의 경우 금융기관 규모가 커져 오히려 민영화가 어렵다는 주장도 있지만, 공적자금 회수에는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우선 합병후보로는 외형이 비슷한 KB금융, 그리고 시너지가 큰 하나금융 등 2곳으로 좁혀지고 있다.
지난 연말 기준 우리금융의 자산규모는 318조원이며,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316조원, 169조원이다.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KB금융과 우리금융이 합치면 자산 규모는 507조원에 이른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을 합쳐도 자산은 389조원으로 불어난다.
단순 규모로만 보면 은행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인수합병(M&A)이라는 평가다.
◇ 이상적인 조합은 '하나금융+우리금융'
증권사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현 구도에서 ‘하나금융+우리금융’이 합치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조합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큰데다, 은행권 재편을 앞당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기업 금융이 취약한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와 합병할 경우 대기업, 중소기업, 가계, 카드 등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KB금융+우리금융' 시나리오는 시너지효과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는 "두 곳이 합칠 경우 자산규모 500조원의 세계 50위권 메가뱅크가 된다는 것 외에는 중복 사업과 고객층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우리금융의 파트너로 하나금융이 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하나은행이 우리금융과 합병할 경우, 대주주인 정부로부터 우리금융 지분을 전량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 대신 합병은행 지분 일부를 정부가 갖도록 하는 주식교환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나금융의 경우 현금 동원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주식 교환을 통해 우리금융과 합병하는 것이 부담이 적다"고 밝혔다.
유상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민영화 취지가 공적자금 회수와 금융산업 발전을 전제로 이루어질 것을 감안하면 시스템 리스크가 크게 커지는 'KB금융+우리금융'의 합병은 부담스러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KB+우리' 합병시 아시아 9위 은행, ‘하나+우리’ 합병시 아시아 14위 은행으로 아시아 리딩뱅크 설립 취지에 모두 부합되지만 ‘KB+우리 합병’시 시장집중도가 높아져 시스템 리스크 확대 우려가 부담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정부 의중에 달려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대주주로서 합병파트너를 선택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향후 은행권 판도를 정부 주도로 이끌고 갈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시너지 효과보다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메가 뱅크'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KB금융+우리금융'의 조합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결국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합병 시나리오가 예상과 다르게 바뀔 수 있다는 주장이다.
◇ '메가뱅크' 논의 급부상..합병 최대 변수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과 함께 '메가뱅크'에 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적 규모의 대형 은행을 만들자는 메가뱅크 방안에 대해 대형 금융회사 수장들이 서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메가뱅크 논의는 우리금융과 산업은행 민영화와 맞물려 있다. 정부 소유인 우리금융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민영화하면서 다른 국내 은행과 합칠 경우 세계적인 메가뱅크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메가뱅크론'의 핵심이다.
만일 KB금융과 우리금융, 산업은행이 합쳐질 경우 총자산 629조원의 메가뱅크가 탄생한다. KB금융, 산업은행과 하나금융을 합쳐도 542조원의 자산을 가진 대형 은행이 만들어 진다.
문제는 2~3개 은행을 합치는 대형화가 과연 바람직한가이다. 정부 지분을 그대로 갖고 합병을 추진할 경우 합병 은행도 결국 정부가 지배하게 된다.
최근 외환은행이 우리금융 민영화로 인한 메가뱅크 탄생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우리금융(또는 합병 후 신설될 금융지주사)과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할 외국계 금융회사가 맺은 조인트벤처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래 론스타는 한국정부의 국부유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외국계 투자자에게 외환은행을 달러로 거래하고자 했다"며 "이러한 방법이 쉽지 않자 국내 금융회사와 외국계 투자자가 맺은 조인트벤처에 외환은행을 넘기기로 전체적인 구도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론스타가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는 국내 인수 후보자는 우리금융이다"라며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할 투자자와 우리금융이 조인트벤처를 맺고 외환은행을 인수한다면 정부로서는 메가뱅크 탄생이라는 염원을 이룰 수 있고 국부유출 논란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 '우리금융이 최대 수혜'..리딩뱅크 가능성
우리금융 민영화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주가가 급상승하자 민영화 이후 주가 전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합병 시나리오나 결과에 따라 주가흐름이 엇갈리겠지만 매각대상인 우리금융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국내외 증권사들은 우리금융에 대해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민영화를 앞두고 있어 외국계 증권사들의 시각이 바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금융이 금융산업 재편의 최대 수혜주는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간은 우리금융의 목표가 산정기준을 PBR의 1배 이상으로 상향조정해 목표주가 2만2000원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이 민영화를 앞두고 있어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이 구조적인 측면에 바뀐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급증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을 금융산업 재편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했다. 목표주가도 올해말 주당순자산가치(BPS)의 증가를 고려해 기존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올렸다. 금융당국이 올해 6월말까지는 우리금융을 민영화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데 우리금융은 어느 은행과 합병해도 '리딩뱅크'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의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지분매각으로 얻는 이익에 주목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BNP파리바증권은 우리금융이 보유한 하이닉스와 삼성생명 지분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반영해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18% 올렸다. BNP파리바증권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하이닉스와 같은 투자지분이나 삼성생명의 기업공개(IPO) 등에서 얻을 수 있는 매각이익으로 은행업종 전체가 긍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익 규모가 가장 큰 우리금융지주가 확실한 승자라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생명 상장이 5월에 이뤄지고 하반기에는 하이닉스의 지분을 추가 매각할 예정이기 때문에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유가증권의 매각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올해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은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조합이 최상의 M&A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하나금융에 투자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SK증권은 합병 시너지 효과 등 여러가지 조건을 감안해 최근 유력한 조합으로 거론되는'하나-우리','KB-우리' 조합을 비교할 때 '하나-우리' 조합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SK증권은 시너지 효과가 우위에 있다고 판단되는 하나-우리 조합이 실제로 현실화될 경우 자기자본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하나금융 주가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이러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지적햇다.
SK증권은 M&A에 의한 대형 리딩뱅크 후보 중 하나인 하나금융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목표주가 4만6700원을 제시하고 투자의견 적극 매수를 유지했다.
KB금융의 경우에는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평가가 가장 낮다. 그러나 M&A를 통한 대형화 가능성이 높아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하나대투증권은 6월 선거 이후 우리금융의 민영화와 외환은행 매각 기대감이 커지면서 M&A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될 것인데 KB금융이 막강한 자본력을 배경으로 추가적인 대형화와 겸업화에 가장 적극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실적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과 M&A 모멘텀이 가장 큰 것이라는 점을 주목하라고 강조하면서 KB금융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더딘 개선세를 보이겠지만 M&A 모멘텀을 감안할 때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7만1000원을 제시했다.
KTB투자증권은 KB금융에 대해 수익 악화로 업종 대비 프리미엄 소멸된 상태이나 수익성 개선과 M&A를 통한 성장 재개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재부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약세를 보였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6000원을 제시하며 업종 내 최우선주를 유지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