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 충전 과정이 필요한 시점인 데다 1분기 실적호전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상승 탄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 1700선 이상에서의 주식형펀드 환매압력 강화도 추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승 흐름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기술적 부담을 덜어내는 탄력둔화 내지 속도조절을 상정한 대응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해서는 낙관적 전망이 최고조에 달할 수 있는 실제 실적발표 직전까지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차익매물 출회로 지수 상승흐름에 변화를 줬던 과거와 달리 외국인들의 매수 태도에 특별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시점이 올 하반기 강세장 진입을 위한 진통 기간이라고 생각한다면 증시 조정시 대형 우량주(株) 중심의 매수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유리할 것이란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뉴욕증시 역시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로 숨고르기 장세를 연출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6포인트(0.03%) 하락한 10969.99를 기록, 심리적 지지선인 1만1000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S&P500지수는 전날보다 2포인트(0.17%) 오른 1189.44를 나타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7.28포인트(0.3%) 상승한 2429.5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 출발한 뉴욕 증시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초저금리 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을 결정했다고 거듭 확인하자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석탄생산업체 매시에너지가 운영하는 웨스트버지니아 탄광 폭발사고로 최소 25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증시 상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 삼성증권 "기술적 조정 예상…실적주 주목"
삼성증권은 단기적으로 시장이 기술적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2분기 실적호전주(株)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 충전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주된 이유는 1분기 실적호전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최대실적 달성 등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이지만 새롭지 않다는 식의 시장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것.
황 연구원은 "특별한 악재가 출현하지 않는 한 조정 폭은 기술적 부담을 덜어내는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1분기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이 어느 정도 이뤄졌을 즈음에는 2분기 실적호전 종목으로 관심을 이전할 필요가 있다"면서 "에너지와 금융 업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 신영증권 "하반기 강세장 온다…대형 우량株 매수"
신영증권은 올 하반기 강세장을 대비해 증시 조정 시 대형 우량주(株) 매수 전략을 구사할 때라고 밝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장세는 강세장 진입을 위한 조건을 만드는 진통 기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모바일 컴퓨팅 환경이 부상하면서 장기적으로 정보기술(IT) 관련주의 시세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본격적인 시기는 올 하반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 강세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국내투자자의 증시 환류와 기업이익의 지속적인 상향 조정, 이를 위한 중국 경기모멘텀 확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주가 하락 시 대형 우량주 비중확대는 하반기 증시를 낙관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신한금융투자 "시장 대응 시 IT 전진 배치해야"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 실적발표 이후 증시 조정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기존 주도주의 추가 상승 기대감을 버릴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져들고 있지만 현재 기대를 접을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주가는 실적 개선세의 지속 여부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주도주들의 1,2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실적 시즌의 도입부에 등장한 대표주자가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줌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펀더멘탈(기초체력) 기대감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주도주와 소외주 사이의 이격도 확대나 장세의 양극화 심화가 부담스럽지만 시장 대응에 있어 핵심에는 IT 기업들을 배치하는 접근이 유효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