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나 대주주 등 회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내부자'의 움직임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표 등이 지분을 늘리면 주가가 크게 오르고 줄이면 급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

특히 덩치(시가총액)가 크지 않은 기업의 경우 이들의 행보에 주가가 더욱 크게 반응하는 만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이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유니켐은 전일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다. 지난 2월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된 김찬수 사장이 최근 자사 주식 40만주(지분율 1%) 를 장내에서 매수한 사실을 공시했기 때문이다.

유니켐 관계자는 "어려울 때 회사를 맡은 대표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지분을 신규 취득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켐은 지난해 7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근 대규모 적자로 자본 대부분이 잠식된 상태다.

이 관계자는 "조만간 회사 정상화 방안이 나올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신임 대표의 지분 매입에 따른 기대감이 커진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출포장공업은 오너가(家)의 지분 매입이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 회사 허용삼 대표의 아들인 허정훈 부사장은 전일 7990주를 장내에서 추가로 매집, 지분율이 15.38%(61만5000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에 힘입어 수출포장공업 주가는 이달 들어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4거래일 간 주가상승률이 10%에 이른다.

이 회사는 허 부사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이 약 43%에 달하고 하루 유통물량이 수 천주에 불과하다. 대주주가 지분을 조금만 사도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허 부사장은 올 들어서만 자사주 1만5000주를 사들이는 등 최근 수 년째 회사 지분율을 끌어 올리는 중이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업체 바이로메드도 대표이사의 지분 취득으로 급락하던 주가가 상승 반전했다.

김용수 바이로메드 대표는 전일 2000주의 자사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 지분율을 0.39%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31일 이후 연일 하락하던 바이로메드 주가는 지난 6일 1% 가량 상승하며 하락세를 멈췄다.

반면, 대기오염 방지시설 제조 전문기업 다휘는 전 대표가 장내에서 지분을 대거 매각해 주가가 급락한 사례다.

박정호 전 다휘 대표는 41만주의 다휘 주식을 지난달 말 장내에서 처분했다고 전일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6일 다휘 주가는 장중 하한가 인근까지 밀렸다가 하락폭을 줄여 6.17% 약세로 마감했다.

셋톱박스 업체 셀런도 최대주주 디프로텍이 장내에서 400만주 가까운 주식을 처분하며 물량을 쏟아내자 최근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