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야 할 시점일까.

7일 코스피 지수가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도주의 한 축이던 IT(정보기술)주들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6일 삼성전자 예상 실적 발표 이후 당분간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포트폴리오 조정에 대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전망을 감안해도, 실적 전망이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인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으로 호흡조절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펀드 대량환매도 단기 조정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투신권은 지난 6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하루에만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5307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금투협이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두번째로 큰 규모의 자금 유출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 전망과 함께 그동안 증시 상승이 IT와 자동차 업종에 집중돼 가격 부담 논란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재편 카드를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투자시각을 IT와 자동차에만 집중하기보다 좀 더 넓히고, 투자시기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시장에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 충전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1분기 실적에 대한 주가 반응이 어느 정도 이뤄졌을 때에는 2분기 실적 호전 종목인 에너지와 금융으로 관심을 이전하고, IT와 자동차는 핵심주 중심으로 압축 보유하는 방안이 낫다"고 진단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분간은 상승추세 진입을 위한 진통이 뒤따를 수 있다"며 "하반기 강세장에 대비해 주가 하락 시 중국 관련 업종인 IT·화학·유통 업종 중심의 대형우량주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를 고려해 IT와 자동차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지난해 9월 원·달러 환율이 1250원에서 1150원으로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IT와 자동차 업종이 약세로 반전됐다는 사례 등을 고려하면 최근 원화 강세 기조를 고려한 업종과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직전 저점을 하회할 경우 단기적으로 IT와 자동차의 탄력이 약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는 비중이 높아진 IT와 자동차 업종 비중을 줄이고 내수주 비중을 늘리는 포트폴리오의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