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개인의 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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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팀에서 근무하는 톡톡 튀는 Y양에게는 남자 친구가 있다.
Y양은 교제 중인 P군과 분위기 좋은 프랑스요리 전문점에서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싶다. 그러나 P군은 어쩌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자고 해도 양이 적고 가격도 비싼 외래 음식이라며 펄쩍 뛰는 남자다. Y양은 분식집과 소주,일본 만화를 즐기는 P군과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드라마를 선호하는 자신은 '차라리 악연'이라고 푸념한 적이 있다.
데이트 상황에서 겪는 '어디에 갈까?' '무엇을 먹을까?' 하는 문제들은 남녀가 서로 가까워지기 위한 도구이다. 그런데 이를 목적인 양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Y양과 P군도 마찬가지다. Y양은 결국 "내가 원하는 핑크 빛 연애는 멋진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회사로 배달된 장미꽃바구니 같은 것이다. 백마 탄 왕자는 아니더라도 로맨틱한 흉내는 내달라"고 자신의 취향을 설명하고야 만다. Y양을 사랑하는 P군은 "알았다"고 대답하지만 껄끄러운 표정이 Y양의 예리한 눈에 보이지 않았을 리 없다.
성인 남녀의 의견 충돌에는 생산적인 문제 제기도 있지만,사소하기 그지없는 개인의 취향에서 비롯된 것들 또한 많다.
데이트 장소,음식,취미 생활,영화 장르 등 개인의 취향이 상대방과 다르다는 이유로 있는 그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속상한데,대부분은 타협과 협상의 과정으로 잘 옮겨가지 못하고,옳고 그름을 따지게 되기 일쑤다.
오랜만의 데이트에 액션 영화를 볼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분명 옳고 그름으로 따질 일은 아닐텐데도,나의 취향만 고집하다 싸움이 시작된다.
물론 건강한 관계,행복한 가정을 위한 기본적인 룰은 필요하다. 하지만 나의 취향에 상대를 맞추길 원한다면,문제가 발생한다. 세상에 나와 똑같은 이는 없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며 나 하나만 사랑하고 살겠는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당신과 다른 취향을 갖고 있는 상대는 그간 내가 접하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분야로 당신을 이끌어줄 수 있는 좋은 선생이 될 수 있다. 함께 새로운 것에 빠져보면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삶이 풍성해지고,이것이 상호 활발해진다면 상대와 내가 서로 알아가기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배려를 희생으로 생각하기보다 다양화를 위한 새로운 체험으로 받아들이고.도전하는 것이 어떨까.
다행히 Y양은 닮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고 토로하던 P군과 3년간의 열정적인 조율 끝에 올 봄 결혼할 예정이다. 서로를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이젠 누가 봐도 닮은 듯 싶다.
김혜정 듀오정보 대표 hjkim@duonet.com
Y양은 교제 중인 P군과 분위기 좋은 프랑스요리 전문점에서 와인을 곁들인 식사를 하고 싶다. 그러나 P군은 어쩌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가자고 해도 양이 적고 가격도 비싼 외래 음식이라며 펄쩍 뛰는 남자다. Y양은 분식집과 소주,일본 만화를 즐기는 P군과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드라마를 선호하는 자신은 '차라리 악연'이라고 푸념한 적이 있다.
데이트 상황에서 겪는 '어디에 갈까?' '무엇을 먹을까?' 하는 문제들은 남녀가 서로 가까워지기 위한 도구이다. 그런데 이를 목적인 양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
Y양과 P군도 마찬가지다. Y양은 결국 "내가 원하는 핑크 빛 연애는 멋진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회사로 배달된 장미꽃바구니 같은 것이다. 백마 탄 왕자는 아니더라도 로맨틱한 흉내는 내달라"고 자신의 취향을 설명하고야 만다. Y양을 사랑하는 P군은 "알았다"고 대답하지만 껄끄러운 표정이 Y양의 예리한 눈에 보이지 않았을 리 없다.
성인 남녀의 의견 충돌에는 생산적인 문제 제기도 있지만,사소하기 그지없는 개인의 취향에서 비롯된 것들 또한 많다.
데이트 장소,음식,취미 생활,영화 장르 등 개인의 취향이 상대방과 다르다는 이유로 있는 그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속상한데,대부분은 타협과 협상의 과정으로 잘 옮겨가지 못하고,옳고 그름을 따지게 되기 일쑤다.
오랜만의 데이트에 액션 영화를 볼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분명 옳고 그름으로 따질 일은 아닐텐데도,나의 취향만 고집하다 싸움이 시작된다.
물론 건강한 관계,행복한 가정을 위한 기본적인 룰은 필요하다. 하지만 나의 취향에 상대를 맞추길 원한다면,문제가 발생한다. 세상에 나와 똑같은 이는 없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며 나 하나만 사랑하고 살겠는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당신과 다른 취향을 갖고 있는 상대는 그간 내가 접하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분야로 당신을 이끌어줄 수 있는 좋은 선생이 될 수 있다. 함께 새로운 것에 빠져보면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삶이 풍성해지고,이것이 상호 활발해진다면 상대와 내가 서로 알아가기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배려를 희생으로 생각하기보다 다양화를 위한 새로운 체험으로 받아들이고.도전하는 것이 어떨까.
다행히 Y양은 닮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다고 토로하던 P군과 3년간의 열정적인 조율 끝에 올 봄 결혼할 예정이다. 서로를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이젠 누가 봐도 닮은 듯 싶다.
김혜정 듀오정보 대표 hjkim@duo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