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기 전망] 반도체ㆍLCDㆍ기계…찬란한 봄을 노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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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기계 수주 실적은 제조업 경기의 대표적인 선행지표다. 공작기계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전기 · 전자,반도체 업종 등의 업황을 대변해주기 때문이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발표한 2월 수주 실적을 보면 전달 대비 4.2%,전년 동월 대비 62.6% 증가했다. 작년 10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뒤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를 반영하듯 조선 등 일부를 제외한 반도체 LCD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부분 업종의 경기 전망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제2의 호황'에 대한 기대감까지 낳고 있다.
◆국내외 경기지표 '장밋빛'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 Business Survey Index)도 산업 경기의 바로미터로 활용된다. 매출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하며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이,100에 못 미치면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전경련이 최근 발표한 4월 BSI 지수는 111.2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고 있다. BSI 전망치가 8개월 연속 100을 넘은 것은 2006년 5월 이후 47개월 만에 처음이다. 기업 경기가 뚜렷하게 회복 탄력을 받고 있다는 시그널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당분간 본격적인 출구 전략 시행이 유보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수출경기의 호조세가 지수를 끌어올린 주 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경기 지표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제조업 업황지수 역시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가 지난 1일 발표한 3월의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전달보다 3.1포인트 오른 59.6을 기록했다. 2004년 이후 6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PMI 역시 전경련 BSI 지수처럼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대지수다. 기준치인 50 이상이면 제조업이 확장 중에 있다는 신호다.
◆반도체 · LCD '없어서 못 판다'
산업 기상도가 가장 쾌청한 분야는 반도체,LCD,기계 업종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내놓은 1분기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올 1분기 4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기조에 힘입어 작년 말 세웠던 연간 이익 목표치를 올 상반기 중 달성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만을 놓고 볼 때도 이미 5월까지 3조2000억원의 이익을 올릴 만큼 수주를 해놓았고 6월까지면 4조원을 웃도는 이익을 낼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LCD 업계는 수요 증가에 맞춰 대규모 증설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설비 증설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LG디스플레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1조4860억원을 투자해 세 번째 8세대 LCD 생산 라인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곳에서는 내년 상반기부터 55 · 47 · 32인치 등 TV용 LCD 패널을 주로 생산하게 된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대 LCD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은 2011년 가동을 목표로 쑤저우에 7.5세대 LCD 공장을,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에 2012년까지 8세대 LCD 공장을 짓는 계획을 마련해 중국 정부에 승인을 요청해 놓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조선 경기의 봄날은 언제
작년 최악을 기록했던 조선업종은 올 들어서도 턴어라운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신규 발주가 끊겨 기존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과정에서 인도 연기와 수주 취소 사태가 겹치고 있다.
특히 중소 조선업체들은 최대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국내 7위 조선업체인 성동조선해양은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채권단 관리를 받을 전망이다. 이미 국내 8위 조선사인 SLS조선(옛 신아조선)은 작년 12월 오랜 수주 가뭄과 선박 인도 연기,발주 취소 사태 등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대형 조선사들도 발주 취소 공포에 떨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유조선 5척의 계약 취소를 당한 데 이어 컨테이너선 9척에 대해서도 추가로 계약 취소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