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신수동에 있는 FA빌딩은 유서 깊은 건물이다. 1995년 창당했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당사로 사용한 8층짜리 빌딩으로 지금은 프랜차이즈 업체인 ㈜퍼스트에이엔티가 사옥으로 쓰고 있다.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 가운데 퍼스트에이엔티처럼 서울 시내에 대형 사옥을 보유한 곳은 드물다. 이 업체는 PC방 업계 1위인 '존앤존PC방'도 운영하고 있다.

퍼스트에이엔티는 2006년 10월 명품 퓨전요리 주점을 내세운 '수리야' 1호점을 서울 홍대 앞에 선보였다. PC방에 이은 제2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외식업을 선택해 당시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어릴 때부터 먹고 요리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PC방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자신을 얻어 평소 동경했던 외식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 백호근 대표(44 · 사진)는 "여성들의 주점 이용이 느는 추세여서 이들을 공략하면 틈새 시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앞서 IT(정보기술)업체에서 전산 전문가로 일했다. 수리야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고객들에게 독립공간을 제공하는 형태로 매장을 꾸며 기존 주점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신촌 직영점(110평) 등 다수 매장은 규모도 대형이다. 실내 조명이나 각종 사인물을 화려하게 만들어 20~30대 젊은 여성들로부터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양식 중식 일식 한식 등을 활용한 퓨전 스타일의 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코스요리와 안주거리도 다양해 고객들의 취향이나 식사 목적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수리야는 2개의 특허와 품질 규격인 ISO 9001,ISO 14001을 보유하고 있다. 또 주방장 등 요리사와 서빙 전문 인력도 본사에서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춰 초보 창업자들이 쉽게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백 대표는 "주점의 경우 점주가 1년 365일 중 하루도 쉬기 어려운 게 최대 단점"이라며 "매장 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본사에서 직접 지원해 점주들의 노동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수리야는 현재 전국에 7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백 대표는 "전국 상권을 철저히 분석해 최고 입지를 가진 지역에 300개 매장을 낼 계획"이라며 "유행을 좇는 업체가 아니라 대를 이어 영속하는 외식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