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값 급등 '비상'] 中 사재기에 美 경기회복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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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비철금속값 급등 왜?
구리→니켈·아연 '도미노 상승'
구리→니켈·아연 '도미노 상승'
국제 원자재 시장에 '닥터 카퍼(Dr.Copper)'발 인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변화를 예고한다는 의미에서 '닥터카퍼'로 불리는 구리 값이 뛰자 니켈 알루미늄 등 기타 비철금속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도미노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구리 값이 t당 8000달러를 돌파하며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자 아연 등 6개 금속 가격으로 이뤄진 LME 지수도 덩달아 20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과거 구리 값이 t당 8000달러를 웃돈 때는 글로벌 경기가 활기를 띠던 2008년 상반기 등 특정 시기에 국한돼 있다. 중국과 아시아에서 시작한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국내 업계가 산업용 소재를 96%가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비철금속 가격 상승세가 지난 1년 사이 2배가량 폭등한 철강과 원유 등 기초소재 가격과 맞물려 국내 산업 전반에 인플레 부담을 지울 것이라는 얘기다.
◆실수요 늘고 사재기까지 가세
최근의 비철금속 가격 상승엔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다. 줄리엔 가란 UBS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 전망에 따라 비철금속 등 원자재 수요가 기존 거대 소비처인 중국 이외의 국가들로까지 확산되면서 선진국 정부와 실수요자들의 재고 확보를 위한 사재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오는 7월까지 약 25~50 % 추가 수요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목할 것은 올해의 가격상승세는 지난해와는 다른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엔 달러 약세와 각국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대체 투자,중국 정부의 전략적 비축 등 외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금 구리 등 특정 종목의 상승이 두드러진 게 특징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러 약세보다는 중국에 이은 미국의 실물경기 호조가 강력한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철강은 물론 구리 알루미늄,니켈,아연 등 거의 전 품목이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태원 삼성선물 해외상품선물팀장은 "올초 대비 달러지수는 78%대에서 82%로 강세를 보였지만 오히려 비철금속 가격은 꾸준한 상승을 보여왔다"며 "이는 달러 약세보다는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세계 각국의 출구전략이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서 채권투자에 몰렸던 글로벌 투자 자금과 투기 자금 등 풍부한 유동성이 금을 비롯한 비철금속 등 원자재로 방향을 튼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단기조정 가능성도
비철금속 가격은 당분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년 이상 차근차근 가격을 다져가며 상승했다는 점이 그 근거다. 매수세가 견조하게 쌓여온 만큼 투자자의 일시적 이탈에 따른 급격한 폭락이나 급등 가능성은 비교적 적다는 얘기다. 유태원 팀장은 "구리의 경우 폭등세를 나타냈던 2007년 말부터 6~7개월 만에 6000달러대에서 9000달러대를 돌파했지만,최근에는 1년3개월 동안 8000달러까지 순차적으로 올라갔다"며 "이 기간동안 시장이 가격 변동에 대한 내성을 키운 상태"라고 분석했다. 니켈 알루미늄 등 기타 비철금속 가격동향도 이 같은 분위기에 연동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향후 발표될 경기지표가 가장 큰 변수다. 잉시 위 바클레이즈캐피털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매수 흐름은 주로 미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낙관적 경제지표 발표 등 거시적 요인에 의한 투자수요도 작용한 만큼 향후 공개될 이 지표들의 수정치에도 역시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해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관우/장창민 기자 leebro2@hankyung.com
하지만 국내 업계가 산업용 소재를 96%가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비철금속 가격 상승세가 지난 1년 사이 2배가량 폭등한 철강과 원유 등 기초소재 가격과 맞물려 국내 산업 전반에 인플레 부담을 지울 것이라는 얘기다.
◆실수요 늘고 사재기까지 가세
최근의 비철금속 가격 상승엔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있다. 줄리엔 가란 UBS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 전망에 따라 비철금속 등 원자재 수요가 기존 거대 소비처인 중국 이외의 국가들로까지 확산되면서 선진국 정부와 실수요자들의 재고 확보를 위한 사재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오는 7월까지 약 25~50 % 추가 수요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목할 것은 올해의 가격상승세는 지난해와는 다른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엔 달러 약세와 각국의 저금리 정책에 따른 대체 투자,중국 정부의 전략적 비축 등 외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면서 금 구리 등 특정 종목의 상승이 두드러진 게 특징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러 약세보다는 중국에 이은 미국의 실물경기 호조가 강력한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철강은 물론 구리 알루미늄,니켈,아연 등 거의 전 품목이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태원 삼성선물 해외상품선물팀장은 "올초 대비 달러지수는 78%대에서 82%로 강세를 보였지만 오히려 비철금속 가격은 꾸준한 상승을 보여왔다"며 "이는 달러 약세보다는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세계 각국의 출구전략이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서 채권투자에 몰렸던 글로벌 투자 자금과 투기 자금 등 풍부한 유동성이 금을 비롯한 비철금속 등 원자재로 방향을 튼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단기조정 가능성도
비철금속 가격은 당분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년 이상 차근차근 가격을 다져가며 상승했다는 점이 그 근거다. 매수세가 견조하게 쌓여온 만큼 투자자의 일시적 이탈에 따른 급격한 폭락이나 급등 가능성은 비교적 적다는 얘기다. 유태원 팀장은 "구리의 경우 폭등세를 나타냈던 2007년 말부터 6~7개월 만에 6000달러대에서 9000달러대를 돌파했지만,최근에는 1년3개월 동안 8000달러까지 순차적으로 올라갔다"며 "이 기간동안 시장이 가격 변동에 대한 내성을 키운 상태"라고 분석했다. 니켈 알루미늄 등 기타 비철금속 가격동향도 이 같은 분위기에 연동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향후 발표될 경기지표가 가장 큰 변수다. 잉시 위 바클레이즈캐피털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매수 흐름은 주로 미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낙관적 경제지표 발표 등 거시적 요인에 의한 투자수요도 작용한 만큼 향후 공개될 이 지표들의 수정치에도 역시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해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관우/장창민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