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자동차 건설 등의 핵심 산업 자재인 구리(전기동) 국내 판매가격이 연일 급등,t당 1000만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2008년 7월1일 1025만원)에 육박했다.

7일 조달청은 중소기업에 공급하는 구리 비축물자 판매가격(부가가치세 포함)이 t당 1009만원을 기록해 1년 전(634만원)에 비해 59.1% 올랐다고 밝혔다.

스테인리스 스틸 원료인 니켈 가격도 이날 t당 3245만원으로 1년 만에 93.1% 뛰었다. 작년 8월 이후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다 재상승 시동을 건 올 1월 말과 비교하면 불과 2개월여 만에 31%나 오른 것이다. 조달청 원자재비축과 관계자는 "비철금속 판매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가격에다 환율 물류비용 등을 감안한 가격"이라며 "구리값이 이처럼 치솟은 것은 런던거래소 가격이 t당 8000달러에 육박한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서울 문래동,용두동 등 비철금속 도매시장의 제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대표적 구리 제품인 인탈산동(두께 400~1200㎜) 은 문래동 도매상가에서 지난 1월 ㎏당 9800원에 거래되던 것이 1만2500원까지 상승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 출고가를 올리면서 지난달 ㎏당 3550원 선이던 스테인리스 304 2㎜ 2B 도매가격은 3850원으로 8% 넘게 올랐다. 시화공단 내 S사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스틸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지난 2월 중순(3250원)과 비교하면 18%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출고가격 급등으로 비철금속 및 철강제품을 취급하는 도매업체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스테인리스스틸 제품 도매업체인 연일금속은 건설경기 위축으로 실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제품값이 올라가면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이달 초 부도처리됐다.

구리 니켈 등 비철금속 제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이처럼 급등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 조짐과 함께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LME 구리값은 전날 t당 7950.5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t당 8009.7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2008년 8월 이후 20개월 만의 최고치다.

경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꼽히는 구리 가격이 폭등하자 알루미늄 니켈 등 주요 비철금속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니켈 가격은 LME에서 t당 2만45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말 t당 1만8525달러였던 니켈값은 올 들어 3개월 사이 32% 이상 급등하며 1년 전(9800달러)보다 150%나 올랐다. 알루미늄도 t당 2327.50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1년 사이에 70% 이상 뛰었다. 철강 가격도 t당 160.5달러로 올라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종호 이트레이드증권 해외선물팀장은 "가전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쓰이는 구리는 전 세계적인 재고가 적지는 않지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가수요까지 몰리면서 국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이관우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