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뉴스] '외국인 유입급증' 집값에 영향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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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자 한경에는 외국인 유입으로 인구가 예상보다 50만명 늘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주노동자 등의 외국인이 많이 들어오면서 당초 예상했던 60만명 증가보다 더 높은 인구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것이지요.
☞[관련기사]]외국인 `밀물`…인구, 예상보다 50만명 더 늘어
이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기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부동산 대세 하락론의 중요한 근거로 흔히 인구 감소, 특히 생산인구의 감소를 들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정말 외국인의 유입이 '인구감소로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하락한다'는 가설을 깨뜨릴 근거가 될 수 있을까요. 작년 연말 중국인 국적 외국인들의 밀집지역인 서울 대림동과 가리봉동을 취재한 경험으로는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다음은 당시 제가 쓴 기사입니다.
서남권 부동산의 조선족 변수
서울 지하철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대림역이 5분 거리에 있는 영등포구 대림2동 일대.2009년 서울지역 평균 전세가 상승률이 10%를 훌쩍 넘겼음에도 이 지역은 주택 임대료가 떨어졌다.반지하방을 기준으로 월 25만~30만원이던 월세가 5만원씩 내려간 것.서울 한가운데 교통의 요충지임에도 임대료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비밀은 이 지역 일대 주거지에 있는 중국계 교포(조선족)들에 있다.
2004년 즈음부터 이 지역에 유입된 조선족들은 대림 1,2,3동 일대에 밀집촌을 형성했다.지하철 교통이 좋은데다 서울 지역에서는 비교적 싼값에 방을 구할 수 있다는게 이유다.인근 A공인 관계자는 “조선족의 ‘눈높이’에 맞추다보니 화장실이 없는 방도 있는 등 주택이 크게 낡았다”며 “5년 전만해도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지역이지만 이제는 젊은 한국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집주인들에게는 악재보다는 호재였다.4,5세대가 화장실을 같이 사용해야할 정도로 오래된 집을 고치거나 다시 짓지 않아도 임대수요가 꾸준히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문제는 조선족 체류자가 지난해부터 줄어들면서부터다.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족 체류자는 지난해 9월 이후 5000명 가량 줄어들었다.“중국에 머물다가 내수경기가 회복된 후 한국으로 들어오겠다는 동포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이 과정에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5만원 정도 하던 화장실 없는 반지하 단칸방은 월세가 20만원으로,월세 30만원이던 화장실 있는 방은 월세 25만원으로 내렸다.반지하방을 기준으로 4000만~4800만원 하던 전세가도 500만원 떨어졌다.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구로구 가리봉동에서는 조선족 상권이 개발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우리나라 최대의 조선족 상권인 가리봉시장 일대에 개발이 진행될 경우 상가를 비워야 하는데 보상금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1998년 이후부터 조선족 밀집지역이었던 이곳은 조선족 폭력조직 간의 구역다툼이 7년간 진행됐을 정도로 이권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이다.B공인 관계자는 “가리봉 시장의 60% 정도가 조선족 상가로 재개발의 가장 큰 변수”라며 “3년전 많게는 권리금을 5000만원까지 주고 들어온 조선족 상인들이 쉽게 상가를 비워주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목할 점은 한정된 주택공급 내에서 내국인과 차별화되는 별도의 부동산 시장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대림동은 지하철 2호선라인이라는 점과 구로디지털단지가 가깝다는 점에서 내국인들에게도 인기를 끌만한 지역입니다. 그럼에도 조선족 주거지가 조성되면서 일반적인 주택시장과는 구별되는 독립적인 주거지 섹터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서울 전체를 좌지우지했던 전세가 급등보다 중국인 유입 감소가 해당 주택 임대료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대림동을 중국인과 조선족 동포들이 점유하는만큼 내국인들에 대한 도심 저가 주택공급은 줄어든다는 것이지요. 특히 이같은 중국 국적 외국인들의 거주지는 건대입구역 및 낙성대역 인근 등 2호선 근처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활성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외국인 증가세로는 시장의 흐름 자체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2000년 이후 주택 불안을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 아파트 매매시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2000년초부터 조선족 동포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가리봉동과 대림동 일대를 취재했지만 동포들이 집을 구입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특히 그 대상이 다세대,다가구 주택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수요 증가가 기존 주택 매매시장의 유효한 수요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다만 서민의 도심 거주비용을 올리는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뉴타운,재개발로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대거 헐리는 상황에서 도심에 그나마 남아 있는 슬럼가가 외국인들에게 점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든 월세든 아파트에 살기에는 경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가구다세대의 수급을 더욱 악화시켜 주거비가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거주지에서는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얼마 안남은 '내국인용' 다가구다세대 주택에 보다 비싼 임대료를 치르고 살든지 서울 외곽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쓰다보니 인종주의 쪽으로 흐르는 느낌도 드네요.
개인적으로는 이주노동자를 후원하는 단체에 매달 후원금을 계좌이체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다만 제가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경제적인 분석을 도출하려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저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외국인 거주지 증가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가져오는 경제 효과에 대해 전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씁니다. 노파심에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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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등의 외국인이 많이 들어오면서 당초 예상했던 60만명 증가보다 더 높은 인구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것이지요.
☞[관련기사]]외국인 `밀물`…인구, 예상보다 50만명 더 늘어
이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기사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부동산 대세 하락론의 중요한 근거로 흔히 인구 감소, 특히 생산인구의 감소를 들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정말 외국인의 유입이 '인구감소로 부동산은 장기적으로 하락한다'는 가설을 깨뜨릴 근거가 될 수 있을까요. 작년 연말 중국인 국적 외국인들의 밀집지역인 서울 대림동과 가리봉동을 취재한 경험으로는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다음은 당시 제가 쓴 기사입니다.
서남권 부동산의 조선족 변수
서울 지하철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대림역이 5분 거리에 있는 영등포구 대림2동 일대.2009년 서울지역 평균 전세가 상승률이 10%를 훌쩍 넘겼음에도 이 지역은 주택 임대료가 떨어졌다.반지하방을 기준으로 월 25만~30만원이던 월세가 5만원씩 내려간 것.서울 한가운데 교통의 요충지임에도 임대료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비밀은 이 지역 일대 주거지에 있는 중국계 교포(조선족)들에 있다.
2004년 즈음부터 이 지역에 유입된 조선족들은 대림 1,2,3동 일대에 밀집촌을 형성했다.지하철 교통이 좋은데다 서울 지역에서는 비교적 싼값에 방을 구할 수 있다는게 이유다.인근 A공인 관계자는 “조선족의 ‘눈높이’에 맞추다보니 화장실이 없는 방도 있는 등 주택이 크게 낡았다”며 “5년 전만해도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지역이지만 이제는 젊은 한국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집주인들에게는 악재보다는 호재였다.4,5세대가 화장실을 같이 사용해야할 정도로 오래된 집을 고치거나 다시 짓지 않아도 임대수요가 꾸준히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문제는 조선족 체류자가 지난해부터 줄어들면서부터다.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족 체류자는 지난해 9월 이후 5000명 가량 줄어들었다.“중국에 머물다가 내수경기가 회복된 후 한국으로 들어오겠다는 동포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이 과정에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5만원 정도 하던 화장실 없는 반지하 단칸방은 월세가 20만원으로,월세 30만원이던 화장실 있는 방은 월세 25만원으로 내렸다.반지하방을 기준으로 4000만~4800만원 하던 전세가도 500만원 떨어졌다.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구로구 가리봉동에서는 조선족 상권이 개발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우리나라 최대의 조선족 상권인 가리봉시장 일대에 개발이 진행될 경우 상가를 비워야 하는데 보상금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1998년 이후부터 조선족 밀집지역이었던 이곳은 조선족 폭력조직 간의 구역다툼이 7년간 진행됐을 정도로 이권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이다.B공인 관계자는 “가리봉 시장의 60% 정도가 조선족 상가로 재개발의 가장 큰 변수”라며 “3년전 많게는 권리금을 5000만원까지 주고 들어온 조선족 상인들이 쉽게 상가를 비워주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목할 점은 한정된 주택공급 내에서 내국인과 차별화되는 별도의 부동산 시장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대림동은 지하철 2호선라인이라는 점과 구로디지털단지가 가깝다는 점에서 내국인들에게도 인기를 끌만한 지역입니다. 그럼에도 조선족 주거지가 조성되면서 일반적인 주택시장과는 구별되는 독립적인 주거지 섹터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서울 전체를 좌지우지했던 전세가 급등보다 중국인 유입 감소가 해당 주택 임대료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대림동을 중국인과 조선족 동포들이 점유하는만큼 내국인들에 대한 도심 저가 주택공급은 줄어든다는 것이지요. 특히 이같은 중국 국적 외국인들의 거주지는 건대입구역 및 낙성대역 인근 등 2호선 근처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활성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외국인 증가세로는 시장의 흐름 자체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2000년 이후 주택 불안을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 아파트 매매시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2000년초부터 조선족 동포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가리봉동과 대림동 일대를 취재했지만 동포들이 집을 구입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특히 그 대상이 다세대,다가구 주택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수요 증가가 기존 주택 매매시장의 유효한 수요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다만 서민의 도심 거주비용을 올리는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뉴타운,재개발로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대거 헐리는 상황에서 도심에 그나마 남아 있는 슬럼가가 외국인들에게 점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든 월세든 아파트에 살기에는 경제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다가구다세대의 수급을 더욱 악화시켜 주거비가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거주지에서는 살 수 없는 상황에서 얼마 안남은 '내국인용' 다가구다세대 주택에 보다 비싼 임대료를 치르고 살든지 서울 외곽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쓰다보니 인종주의 쪽으로 흐르는 느낌도 드네요.
개인적으로는 이주노동자를 후원하는 단체에 매달 후원금을 계좌이체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죠. 다만 제가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경제적인 분석을 도출하려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저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외국인 거주지 증가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가져오는 경제 효과에 대해 전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씁니다. 노파심에서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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