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요즘 '기회의 땅''블루 오션의 대륙' 등으로 불리고 있다. 아프리카가 최근 눈부신 경제발전과 마지막 남은 천연자원의 보고로서 중시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회의 땅에서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은 이미 막대한 투자와 경제 · 외교적 관계 구축을 통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아프리카에 진출하지 않고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당시만 해도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기아와 가난,정치분쟁으로 인한 난민 등 부정적인 시선뿐이었다. 그러나 풍부한 천연자원과 정치적 안정에 힘입어 아프리카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1990년대 후반 3%대에 불과했던 아프리카의 전체 실질 경제성장률은 2000년 이후 최근까지 5~6%대로 높아졌다.

이 같은 경제성장과 풍부한 자원은 아프리카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볼 기회를 제공했다.

《아프리카 파워》는 최근의 이러한 조류 속에 세계의 마지막 남은 '블루 오션'인 아프리카를 세밀하고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텍사스대 맥콤 경영대학원의 종신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아프리카에서 정치 · 경제적 변동이 가장 심한 짐바브웨를 비롯해 아프리카 대륙을 둘러본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 · 경제 · 사회 문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아프리카에서 어떻게 성공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대신 아프리카의 발전 가능성과 발전 요인을 7가지 주제로 나눠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우선 "아프리카는 우리가 생각보다 더 부유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라"며 아프리카가 1인당 총소득(GNI) 기준으로 인도보다 부유하며,12개국은 중국보다도 부유하다고 지적한다. 2006년 기준 아프리카의 1인당 평균 GNI는 1066달러로 인도보다 200달러 많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아프리카 중산층을 겨냥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흔히 빈곤한 대륙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산층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아프리카의 전체 인구 10억명 중 4억명은 구매력이 있는 계층이라고 설명한다. 아프리카에서는 비공식 경제가 42%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아프리카의 실질 구매력은 더 크다는 것이다.

유통업에서 휴대폰과 뱅킹에 이르기까지 인프라를 구축한 기업들의 성공사례는 시장을 조직화할 기회를 찾아야 할 필요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석탄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첨단 기술을 갖고 있는 남아공의 사솔(Sasol)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시장이라는 점도 아프리카의 매력이다. 따라서 이를 겨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들이 기저귀,음악,의약품 등 유아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업 기회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저자는 특히 아프리카의 '치타세대'와 '하마세대'의 비유를 통해 최근 젊고 발빠른 '치타세대'가 아프리카를 변모시킬 주역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최근 IT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프리카는 대중매체의 사각지대가 아니라는 것.나이지리아는 인도와 미국 할리우드 다음으로 영화를 많이 제작하는 이른바 '날리우드'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아프리카 전역에서 위성 방송과 광역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각종 대중매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휴대폰은 통신 수단을 넘어 폰뱅킹과 정보화의 수단으로 이용되고,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정치적 민주화까지 앞당기고 있다.

재외 아프리카인들의 숨은 위력도 간과해선 안 된다. 해외에서 일하던 우수 인력들이 최근 아프리카로 돌아와 자신들의 지식과 노하우를 경제 발전을 위해 전해주는 한편 해외에서 아프리카의 성장을 위해 기여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설명 가운데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우분투 시장을 구축하라'는 것.'우분투'란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상부상조를 의미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에 진출하려는 다른 나라들도 '우분투 정신'으로 아프리카 지역의 필요를 인지하고 이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의 막연한 원조 대신 무역을 통해 아프리카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아프리카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시각 대신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고 함께 만들 수 있는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유익하다.

서상현 <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