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친정팀 상대 연속골 도전장

최근 경기력 저하로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우려를 자아낸 '거미손' 이운재(37.수원)가 태극전사 막내 골키퍼이자 '띠동갑'인 정성룡(25.성남)과 시즌 첫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골결정력이 살아난 '라이언킹' 이동국(31.전북)은 주전 중앙수비수가 빠지는 '친정팀' 포항을 상대로 연속골 사냥에 나선다.

빅매치가 이뤄지는 만큼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코치를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들도 2인1조로 움직이면서 대표급 선수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파악하기로 했다.

◇이운재-정성룡 'GK 자존심 경쟁'


1973년생인 이운재와 1985년생인 정성룡은 같은 소띠 '띠동갑'이다.

이운재는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대표팀 붙박이 수문장을 맡아왔고, 정성룡은 2008년 칠레와 평가전에 처음 골키퍼 장갑을 끼고 A매치에 데뷔한 막내 골키퍼다.

A매치 경력도 이운재가 129경기(112실점)나 뛰었지만 정성룡은 선배 골키퍼들의 그늘에 가려 13경기(6실점) 밖에 뛰지 못했다.

하지만 정성룡은 이운재가 지난 2007년 아시안컵 음주파문 이후 징계를 받는 동안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나서면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역시 선배인 김용대(서울)와 김영광(울산)을 제쳤다.

아시안컵 징계가 풀린 이운재가 복귀하면서 정성룡은 다시 '2인자'로 내려섰지만 이번 시즌 K-리그 5경기에서 4실점의 선방을 펼치며 12골을 내준 이운재를 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운재와 정성룡은 9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시즌 첫 맞대결에 나선다.

부담감은 이운재가 더 크다.

이운재는 대표팀 코칭스태프 조차 "염려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로 최근 컨디션에 문제가 생겼을 뿐 아니라 이번 경기에 주전 수비수인 리웨이펑이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해 든든한 수비의 지원에도 구멍이 생겼다.

반면 정성룡은 오히려 부담이 없다.

팀도 최근 3경기 연속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으로 5경기 연속 무패(2승3무)의 상승세이고, 경고누적 선수도 없어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더불어 지난해 FA컵 결승에서 수원에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내줬던 만큼 성남의 신태용 감독도 비록 원정이지만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번 경기는 대표팀 골키퍼 코치인 김현태 코치와 박태하 코치가 현장에서 지켜본다.

◇이동국, 친정팀 상대로 '연속골 도전'


2009-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골1도움을 기록했던 이동국은 지난 주말 K-리그에서 시즌 1, 2호골을 작렬하며 정규리그 4경기 연속 노골의 부담을 털어냈다.

특히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까지 합치면 3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할 정도로 골 감각에 물이 올라있다.

이 때문에 이동국을 지켜보는 코칭스태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정해성 대표팀 코치는 "경기 때마다 기복이 적어졌다.

지속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다"라며 "몸 관리를 잘하고 있다.

자신이 조절을 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시즌 1,2호골을 한꺼번에 터트린 이동국은 9일 친정팀인 포항을 상대로 시즌 3호골에 도전한다.

최근 박주영(모나코)과 이근호(이와타) 등 해외파 스트라이커들의 골소식이 주춤한 가운데 이동국으로선 '남아공행 티켓'을 확보하기 위한 좋은 기회다.

특히 포항은 중앙 수비수인 황재원과 김형일이 경고누적과 퇴장으로 나설 수 없어 이동국으로선 골 사냥에 최적의 기회를 만난 셈이다.

◇K-리그 주말 경기일정

△9일(금)
수원-성남(19시30분.수원월드컵경기장)
포항-전북(19시30분.포항스틸야드)
△10일(토)
울산-제주(15시.울산문수경기장)
전남-광주(15시30분.광양전용구장)
△11일(일)
강원-경남(15시.춘천종합운동장)
부산-인천(15시.아시아드주경기장)
대구-서울(17시30분.대구시민구장)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