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어뢰’를 뜻하는 ‘torpedo’는 ‘감각으로 느낄 수 없는’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토르페도(torpedo)’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라틴어 토르페도는 또 지느러미에 쏘이면 순간 마비되는 듯한 통증을 주는 가자미를 지칭한다고도 한다.한마디로 어원에서부터 눈치채지 못하는 것.내게로 다가오는지 알 수 없는 것,접촉하면 꼼짝없이 당하는 것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최초의 어뢰라 부를만한 것은 1866년 영국의 공학자 로버트 화이트헤드가 오스트리아 해군의 의뢰를 받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4m 길이에 머리부분에 8kg의 다이너마이트를 장착한 이 최초의 어뢰는 시속 11km의 속도로 200-600m를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어뢰가 본격적으로 위력을 발휘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1878년 러시아 해군이 발사한 어뢰 2발을 맞은 오스만투르크의 증기선은 단 2분만에 흑해에 침몰했다고 한다.


러일전쟁 당시에는 대한해협에서 러시아 발트함대의 전함과 장갑함도 모두 어뢰 때문에 격침됐다.당시 일본 어뢰정에서 발사한 화이트헤드식 어뢰는 이중 삼중 두꺼운 철판으로 무장한 대형 전함들을 속속 무력화시켰다.거센 포탄세례에도 끝까지 버티던 러시아 함대의 기함 수보로프호도 일본 어뢰정이 발사한 어뢰 4발을 맞고 바다속으로 침몰했다.

군사전문 저널리스트 김도균씨에 따르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어뢰가 공포의 대상이 되고,두꺼운 장갑과 대구경 함포를 지닌 전함의 천적으로 작고 빠른 어뢰정이 등장하면서 이 어뢰정을 잡기위해 이 시기에 구축함이 등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뢰는 어뢰정 외에 잠수함과 결합하면서 더욱 끔찍한 무기가 됐다.어뢰는 1차 대전중 처음으로 실전에 배치된 잠수함에서도 최적의 무기가 된 것이다.

결국 1914년 독일 해군의 유보트 U-9은 영국 순양함 호그와 크레시 등 영국함정 3척에 어뢰를 쏴,1시간도 되기전에 모두 침몰시켰다.당시 영국 해군 장교 62명과 수병 1397명이 잠수함 한척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어뢰의 등장이후 해군의 전술도 변하고,무기체계도 진화했지만 일단 어뢰가 발사된 다음에는 백약이 무효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최근 각종 의혹을 양산하고 있는 천안함의 비극이 어뢰탓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어느덧 전 국민이 어뢰의 전문가가 된 듯 싶다.고수분들이 즐비한 ‘밀리터리’분야에 아는 것은 없지만,나름대로 초창기 어뢰의 역사를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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