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월 기준금리를 현재의 2.00% 수준으로 동결한 가장 큰 배경으로 경기 회복 전망의 불확실성이 지목됐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내놓은 통화정책방향 자료에서 "최근 실물경기는 회복세를 지속하는 모습이지만 중국의 유동성 관리 강화, 유로지역의 재정문제 등 향후 성장의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도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고용이 여전히 부진하고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것인지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각종 지표들도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불안한 요인들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월의 경기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전월보다 1.0%p 떨어졌다. 지난 1월 -0.3%p로 1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선행종합지수도 127.1로 전월보다 0.2% 내렸다. 선행종합지수가 내린 것은 2008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1월 실업률은 8년 10개월 만에 최고치인 5.0%로 뛰어 올랐고, 2월에는 4.9%로 내렸지만 작년 동월보다는 1.0%p 상승해 고용 문제도 여전히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다.

기준금리 결정의 최우선 기준인 물가가 안정적인 점도 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2.7%에서 3월 2.3%대로 하락하며 2% 초반의 안정적인 수준으로 진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은 이른 시일 내에 단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일단 경기 측면에서 상반된 지표가 나왔다"며 "동행지수는 아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선행지수가 많이 꺾인 것 같아서 향후 경기 불안정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불안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 아직 요구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만 보더라도 금리 인상은 하반기 정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