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경제가 허약한 상태지만 지금 경제 상황은 예전과 많이 변했다"며 "이제는 새로운 경제 상황에 따라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간 경제 전문가들은 강만수-최중경-김중수로 이어지는 이명박 정권 초기의 일명 '747라인'의 부활을 두고 경제정책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해왔다. 강만수, 김중수 등 친정부 인사들이 자리 잡고 있어 저금리·고환율 정책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옛날 패러다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시장이 뒷받침되지 않은 정책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는 과거 정책으로 돌아갈 수 없는 환경"이라며 "경제는 동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지 정태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에야 한은의 금리인상이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 총재는 "한국은행이 FRB의 행보를 따라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중에 어떤 상황이 진전되든 간에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관련 여부를)판단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총재는 정부와 한은이 '갑을 관계'라는 지적에 대해 "어디에 힘이 있다 없다는 굉장히 옛날 사고방식"이라며 "이 자체를 논쟁의 이슈로 삼고 싶지 않고 한은이 '을'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