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앱 · 응용프로그램)을 처음 만들어 애플의 온라인 앱 장터인 '앱스토어'에 올렸다.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경쟁사 제품을 위한 앱을 만든 건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만든 앱은 아이폰을 TV 리모컨처럼 쓸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회사 측은 지난 5일 'TV 리모트(TV remote)'란 이름으로 이 프로그램을 앱스토어에 등록했다.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지만 사용하려면 삼성전자의 인터넷TV를 갖고 있어야 한다.

TV 리모트는 와이파이(무선랜) 망을 통해 작동한다. 삼성전자의 인터넷TV와 아이폰이 무선랜 공유기에 함께 연결돼 있으면 앱을 실행할 때 자동으로 TV를 찾아 설정해 준다. 이후엔 TV에서 무선 리모컨 메뉴가 '켜기'로 설정돼 있으면 곧바로 아이폰을 일반 TV 리모컨처럼 쓸 수 있다.

TV 리모트는 기본적인 리모컨 기능은 모두 갖추고 있으며 사용자의 동작에 따라 TV를 조작할 수 있는 '제스처 리모컨' 기능도 갖췄다. 예컨대 아이폰 화면을 터치한 채로 상하좌우로 끌면 채널을 바꾸거나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키보드 기능을 장착해 문자를 입력할 필요가 있을 때 이 앱을 통해 아이폰의 터치 키패드로 다양한 문자를 쓸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TV가 많이 팔리고 있는 미국 시장에 아이폰 사용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앱을 내놓은 것"이라며 "삼성 스마트폰인 '옴니아'를 위한 앱도 곧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