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최근 수신 금리를 잇따라 낮추면서 저축은행들이 제공하는 고금리 상품에 대한 매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도 시장 상황에 맞춰 금리를 조금씩 내리고는 있지만,그 속도는 시중은행들에 비해 훨씬 더딘 편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예금보다 적금 상품에서 두드러진다. 심지어 금리 차이(1년 만기 기준)가 2배 이상 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적금 금리는 평균 연 3%대 초반인 데 비해 저축은행들의 적금 상품은 연 6%대에 가입할 수 있다.

◆저축은행 적금금리 연 6%대

부산 · 부산2 · 파랑새(이상 부산) · 안국(경기 파주) 저축은행 등이 1년 만기 정기적금에 연 6.5%의 금리를 주고 있다. 또 인천지역에 위치한 새누리 · 에이스저축은행의 경우 연 6.3%,대영저축은행(서울)은 연 6.1%의 금리를 적용한다. 서울에 있는 대전 · 더블유(W) · 동부 · 서울 · 스카이 · 제일 · 제일2 · 중앙부산 등은 1년 만기에 연 6.0%의 이자를 제공한다.

상당수 저축은행들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경우 0.1~0.2%포인트의 가산 금리를 주고 있어 실질 금리는 이보다 더 높다.

W저축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면 0.1%포인트의 가산 금리를 받을 수 있다"며 "다만 첫 거래 때 본점이나 지점에 직접 나와 인터넷 뱅킹 거래 신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저축은행별로 금리에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은 은행들마다 서울,인천 · 경기,부산 등으로 영업 권역이 정해져 있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인터넷 뱅킹이 활성화되면서 이 같은 장벽이 점차 무의미해져 가고는 있지만 아직도 상당수 고객들은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운 저축은행과 거래하는 것을 선호한다.

◆시중은행 적금금리는 연 3% 안팎

시중은행들이 내놓고 있는 적금 상품의 금리는 저축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의 'e-파워자유적금'은 1년 만기에 연 3.3%,신한은행의 '김대리 적금'은 연 3.2%가 작용된다. 일부 조건을 충족할 경우 각각 0.3%포인트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를 포함하더라도 저축은행 금리에 못 미친다. 하나은행의 '생 막걸리 하나적금'과 우리은행의 '마이스타일 자유적금'도 1년 만기 기본금리가 각각 연 3.0%,연 2.7%에 불과하다.

평소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적금 금리차는 1년 만기 기준으로 약 2%포인트 내외였지만 이제는 3%포인트 이상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정기예금의 금리차는 여전히 2%포인트 내외를 유지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정한영 솔로몬저축은행 홍보팀장은 이와 관련, "저축은행의 경우 일반적으로 적금보다 예금의 비중이 훨씬 높아 적금 금리가 예금 금리에 비해 시장 상황에 덜 민감한 측면이 있다"며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매달 꼬박꼬박 저축하고자 하는 직장인이라면 저축은행이 제공하는 고금리 적금 상품이 가장 적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재무건전성 확인해야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저축은행들의 부실화 우려가 높으므로 해당 저축은행의 재무 건전성은 상품 가입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항목 중 하나다.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www.fsb.or.kr) 내 경영공시란에서 각종 재무제표를 확인할 수 있다. 총 자산 규모가 1조원이 넘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비율이 8% 이상,고정이하여신비율이 8% 이하(8 · 8클럽)면 일단 우량 저축은행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한 금융회사에서 1인당 5000만원까지는 원리금이 보장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